"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 행보는 끝내 하락할 수밖에 없다"
  •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지분가치'가 삼성SDI 주가에 단기적으로 반영될 수 있겠지만, 지수 상승을 궁극적으로 이끄는 것은 결국 '실적'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제기됐다.

     

    2분기 삼성SDI의 어닝쇼크에도, 보유 중인 자산가치가 막대하다는 이유로 삼성SDI 주가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에 대한 반박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보유한, 장부가 7조5000억원에 달하는 삼성그룹 지분가치가 주가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해석이 돌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물산(7.39%) △삼성정밀화학(14.65%) △에스원(11.03%) △삼성디스플레이(15.2%) △삼성에버랜드(8.0%)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1조2000억원 가량인 삼성SDI 시가총액의 68%에 해당하는 수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경쟁 격화에 불구, △낮은 주가순자산비율(1.3배)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등 호재료로 삼성SDI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확보됐다고 풀이한다.

     

    그러나 증권가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 행보는 끝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SDI 주가는 지난 5월13일 저점을 기록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최근에는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연중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같은 날 종가 대비 금일(28일)까지 9.24% 감소했다.

     

    특히 전일과 금일의 경우 각각 2.7%가 넘는 낙폭을 나타냈다. 

     

    28일 동부증권은 "매 분기 삼성SDI는 시장예상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가 지속 중"이라며 "실적 결과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2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어닝쇼크로 삼성SDI에 대한 불신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분가치, 합병법인 등 영업외변수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신규사업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기존 주력사업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일 뿐 아니라 사양사업의 구조조정까지 맞물렸다"라며 "설사 주가가 오른다고 해도 실적호조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상승은 오래가지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 삼성SDI 영업익, 시장 예상치 97.45% 하회

     

    삼성SDI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486만4200만원, 당기순손실은 204억89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9.8%, 84.%씩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억3700만원으로 전기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97.7% 하락했다. 당초 시장은 삼성SDI의 영업이익을 290억원으로 예상했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형 2차전지 매출 감소와 더불어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부문의 적자 기록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후반 소형전지 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수익성이 하락했다"라며 "전략 고객의 스마트폰·태블릿PC 판매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정한섭 SK증권 연구원은 "PDP의 경우, 매출 감소로 인한 고정비 부담으로9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삼성SDI 실적 회복, 제일모직과 합병 효과에 달렸다

     

    향후 삼성SDI의 실적 회복여부는 제일모직과의 합병 효과가 얼마나 작용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그리고 증권 전문가들은 일단 이들의 합병 시너지 효과로 인해 삼성SDI의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한다.

     

    3분기부터 제일모직의 전자재료, 케미칼 사업부 등의 실적이 삼성SDI에 반영되는 한편, PDP 부문이 지난 7월1일 사업 철수 발표로 인해 중단사업손익계정에서 처리되기 때문이다.

     

    실제 전자재료, 케미칼 등 제일모직의 분야인 소재부문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93억원을 기록했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PDP 사업종료 효과로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감소하겠지만 △계절적 성수기 진입 △삼성전자 스마트폰기기 신제품 출시 △삼성디스플레이 가동률 상승 등 소재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대형 2차전지 매출이 전기차 시장 확대로 인해 하반기에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소현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의 전기차 보급확대로 중대형 2차전지의 미래가 밝다"라며 "향후 중대형 2차전지의 사업가치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BMW i3에 전지를 독점 공급으로 인한 삼성SDI 수혜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