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한류..."VIP 입맛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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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음식의 세계화가 대세다.

     

    정부의 서비스업 육성화 정책에 발맞춰 한식의 세계화는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K-FOOD, 그 출발은 'VIP의 입맛 사로잡기'로 시작되고 있다.

     

  • ▲ 백악관 조리장이 불고기 비법을 배우고 있다ⓒ제공=한국전통음식연구소
    ▲ 백악관 조리장이 불고기 비법을 배우고 있다ⓒ제공=한국전통음식연구소

     

    ◇ 백악관 '불고기·콩국수' 비법 터득...10년 공든탑 '삼계탕' 美 첫 수출

     

    지난달 초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 벽안의 요리사들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백악관 영양정책 선임고문이자 부주방장인 샘 카스.

     

    불고기 만드는 법을 배워 오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으로 그는 불고기와 삼계탕 요리법을 배우기 위해 한참을 땀을 흘렸다.

     

    이어 진관사를 찾아 오이 물김치와 콩국수 만드는 비법도 전수받았다.

     

    에어포스 기내식과 백악관 요리로 한국음식을 자신있게 내놓게 됐다며 그는 흡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지난달말에는 우리나라 삼계탕이 처음으로 미국으로 수출됐다.

     

    미국 위생검사를 통과하는데 10년이 걸릴 만큼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한미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삼계탕을 언급하면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백악관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김치를 직접 담가먹는다는 미쉘 오바마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농림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2일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식약처와 검역본부, aT, 하림과 마니커 등 업체들과 함께 합동 설명회를 갖고 수출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 ▲ 한국 고춧가루 공수를 지시한 펑리위안과 재연된 조어대 국빈만찬 모습ⓒ신나는 중국 블로그 캡처
    ▲ 한국 고춧가루 공수를 지시한 펑리위안과 재연된 조어대 국빈만찬 모습ⓒ신나는 중국 블로그 캡처

     

    ◇ '한국 고춧가루 중국 공수작전'...김치, 파오차이에 도전

     

    지난달 시진핑 주석이 방한일정을 마치고 돌아간 직후 주한 중국대사관은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여사의 "한국 고춧가루를 사서 보내라"는 엄명을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추궈훙 대사까지 직접 나서 동대문시장에서 구입한 한국 고춧가루의 중국 공수작전을 벌였다.

     

    시진핑 주석 부부는 소문난 한국음식 매니아다.

     

    짧은 방한기간중 두차례 식사를 했던 신라호텔에서는 중국측 요청에 따라 된장찌개와 김치볶음밥, 비빔밥, 삼계탕, 갈비 같은 한식을 준비했다.

     

    조어대 요리사들은 호텔측이 준비한 한식을 자신들에 맞게 담아 주석부부의 식탁에 올렸다.

     

    시 주석 방한후 김치의 대중 수출 움직임도 다시 활발해 지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김치 수출을 위해 중국의 발효식품 관련 위생기준을 바꿔줄 것을 부탁하자 시 주석은 현재 위생기준을 개정 중이며 한국 김치가 곧 중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화답했다.

     

    그동안 김치는 중국의 절임채소인 파오차이(泡菜·포채)와 구분이 안돼 수출길이 막혔다.

     

    중국이 만들어놓은 100g당 대장균군 수가 30마리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은 익히지 않은 절임 발효식품인 우리 김치가 따라갈 수가 없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대만·홍콩 등으로는 김치 수출이 가능한데 유독 중국 본토로만 수출이 불가능한 이유가 바로 이점 때문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국김치가 대륙의 식탁에 오를 일도 머지 않았다.

     

  • ▲ 2014 자카르타 페어ⓒ제공=aT
    ▲ 2014 자카르타 페어ⓒ제공=aT


    ◇ 印尼 조코위의 삼계탕과 떡볶이...'할랄식품' 전초기지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첫 문민 대통령 당선자 조코위도 한식에 익숙하다.

     

    가구사업을 할 때나 주지사 시절 여러차례 한국을 방문해 한식을 맛본 뒤 삼계탕을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K-POP을 좋아하는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고 떡볶이도 함께 먹을 정도다.

     

    의외로 매운 맛을 즐긴다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입맛 덕에 떡볶이는 김치, 음료와 함께 수출 성장 잠재력이 큰 3대 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aT가 최근 한달간 인도네시아 '2014 자카르타 페어(Jakarta Fair)'에 한국관을 설치하고 국내 15개 식품기업의 할랄인증제품을 전시·홍보한 결과다.

     

    더운 날씨로 인해 과즙과 녹차, 에너지 음료 등의 구매빈도가 가장 높았지만 K-POP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떡볶이와 김치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전체 인구 2억5천만명 가운데 90% 정도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닭고기 최대 소비국 중 하나로 삼계탕과 한국식 치킨에 대한 관심도 부쩍 뜨거워지고 있다.

     

    그래서 농림부는 인도네시아를 이슬람권 할랄식품시장 개척의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할랄식품 시장 규모는 7000억 달러로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할랄'이란 아랍어로 '허락된 것'이란 뜻으로 주로 이슬람법상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의미하며 일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인증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