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항 10색 다기능어항 만들기 무색…특정지역 사업편중도 논란
  • ▲ 남포항 개발사업 조감도.ⓒ해양수산부
    ▲ 남포항 개발사업 조감도.ⓒ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가 여러 어항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름만 다를 뿐 사업내용은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이다.

     

    지역별 어항개발 사업내용에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정부의 다기능어항 만들기 프로젝트가 특정 지역에 편중됐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해수부는 최근 경남 고성 남포항을 관광명소로 재탄생시키겠다며 2020년까지 444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방파제, 물양장, 호안 준설 등 어항 기본시설 설치는 물론 수산물 유통기능과 어촌관광 등을 접목해 다기능 종합어항으로 재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어항 배후부지를 인근 수남 유수지 생태공원, 남산 오토캠핑장과 연계하고 다목적 광장과 친수휴게공간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는 해수부가 지난달 발표한 10항 10색 다기능어항 만들기 프로젝트와 내용 면에서 별반 다를 게 없다.


    해수부는 지난달 공모를 통해 다기능어항 만들기 사업대상 10곳을 선정, 발표했다.


    기존 어항기능에 관광·레저·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더하는 사업으로 수산·교통·관광·문화 등 종합기능을 갖춘 복합형과 낚시·관광이 가능한 낚시관광형, 어업과 해양레저 기능을 더한 피셔리나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진행된다.


    유형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10항 10색 다기능어항 만들기 주요 사업내용도 물양장, 방파제 축조, 오토캠핑장, 수변 광장 및 관광·레저시설 조성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업내용만 놓고 보면 남포항을 복합형 다기능어항 만들기 사업대상에 끼워 넣어도 어색할 게 없는 상황이다.


    다기능어항 만들기도 어항 위치만 다를 뿐 유형별 사업내용은 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10항 10색'이란 수식어가 무색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복합형은 사업대상 어항들이 물양장 증설, 산책로·공원·주차장 조성, 위판장·전시판매장 설치 등을 사업내용에 대동소이하게 담고 있다.


    낚시관광형은 주제가 제한적이다 보니 갯바위 낚시터, 테마파크, 야영·휴게시설 조성 등 사업내용이 판에 박힌 듯 흡사하다.


    사실상 유형별로 사업 차별화가 어려운데도 사업이 특정 지역에 편중된 것도 논란거리다.


    다기능어항 만들기 사업대상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남 3곳, 전남 2곳, 경북·전북·충남·부산·제주 각 1곳 등이다. 시범사업 대상인 전남 강진 마량항과 전북 부안 격포항까지 포함하면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이 각 5곳, 충청·제주도 지역이 각 1곳이다.


    국비 지원액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선정된 지자체들이 요구한 금액을 합산하면 충청, 제주지역은 각각 104억원과 190억원의 국비가 지원되는 반면 영남지역은 1527억원, 호남지역은 680억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남포항은 2008년 국가 어항으로 지정됐지만, 어항 개발에 따른 환경 문제 등에 대한 행정절차가 늦어졌다"며 "요즘은 어항 기본시설에 수익·생산시설과 관광·편의시설을 추가해 다기능어항으로 개발하는 추세이다 보니 사업내용이 다기능어항 만들기 사업과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