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촉진법 폐지로 대규모 신도시 조성 안해디딤돌 대출 금리 0.2%포인트 인하 등 서민주거 안정 지원
  • ▲ 주택건설 현장.ⓒ연합뉴스
    ▲ 주택건설 현장.ⓒ연합뉴스


    정부가 주택시장 활력 회복을 위해 재건축 연한을 최장 30년까지로 10년 단축하고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수도권 공공택지에서의 전매제한과 거주의무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85㎡ 이하 민영주택에 대한 청약가점제를 2017년부터 지방자치단체 자율운영으로 전환하고 청약통장도 큰 폭으로 손질된다.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돼 대규모 신도시 조성이 멈추고 2017년까지는 대한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택지 지정도 중단한다.


    국토교통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1일 이런 내용이 담긴 '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과 서민 주거안정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재건축 연한 10년 단축 등 규제 합리화로 주택시장 활성화 유도


    이번 대책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준공 후 20∼40년으로 돼 있는 재건축 연한의 상한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최장 30년으로 조정된다. 재건축 연한이 최장 40년인 서울·경기·부산·인천·광주·대전 등에서 재건축 연한이 10년 단축되는 셈이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려면 재건축 연한이 지나고나서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국토부는 또 안전진단에서 현재 15%인 '주거환경' 평가 비중을 40%쯤으로 높이기로 했다. 주차장 부족이나 층간소음, 낮은 에너지 효율 등으로 입주민 생활 불편이 크면 재건축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앞으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재건축 사업을 할 때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전체 가구 수를 기준으로 60% 이상만 지으면 된다.


    재개발 사업 때 임대주택을 반드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도 줄어든다. 기존 전체면적 기준은 없어지고 가구 수 기준도 최대 5%포인트 낮춘다. 수도권은 17%에서 15%, 비수도권은 17%에서 12% 이하로 조정된다.


    청약제도도 큰 폭으로 손질한다.


    청약제도에서 1순위 요건이 현재 가입 2년에서 1년으로 줄고, 가점제는 2017년부터 시장·군수·구청장이 지역별 수급여건에 맞춰 현행 가점제 비율 40% 이내에서 자율 운영하게 된다.


    민영주택 가점제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주택 1채당 5∼10점을 감점하던 제도는 중복 차별로 폐지된다.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하는 국민주택 청약자격을 완화해 세대주 여부를 떠나 1세대 1주택인 경우 청약을 허용한다.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청약종합저축 등 4종류인 청약통장은 청약종합저축으로 일원화된다. 청약통장으로 받을 수 있는 주택은 국민주택, 민영주택 등 2가지다.


    대규모 신도시 건설 근거였던 택지개발촉진법은 1980년 도입 이래 34년 만에 폐지된다. 앞으로 경기 분당·일산 같은 신도시는 조성되지 않는다. 이후에는 공공주택법 및 도시개발법을 통해 중소형 택지 위주로 개발한다.


    2017년까지 3년 동안 LH의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도 중단한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한 면적이 50% 이상인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에서 시행되는 전매 제한과 의무거주의 기한도 줄어든다. 전매 제한은 최대 8년에서 6년으로, 의무거주는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완화된다.


    ◇디딤돌 대출 금리 0.2%포인트 인하…서민주거 안정 지원


    국토부는 이런 주택시장 활력 회복을 바탕으로 서민주거안정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임대주택 단기공급을 확대한다. 올해 총 9만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이 입주할 예정인 가운데 가을 이사철에 맞춰 매입·전세임대 1만2000가구를 9∼10월에 공급하고, 9월 이후 입주예정인 공공건설주택 2만5000가구 가운데 6000여가구의 입주시기를 1~2개월 단축한다.


    무주택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차원에서 주택기금대출에 대해 '유한책임대출(비소구대출)' 제도를 저소득 계층에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유한책임대출은 집값이 떨어져 담보가치가 대출금보다 작아져도 담보주택만 내놓는 것으로 상환의무를 한정하는 제도다.


    '내 집 마련 디딤돌 대출'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시중은행의 수준에 맞춰 디딤돌 대출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해 적용하고 낮아지는 시중금리와 역전되지 않게 디딤돌 대출 금리도 0.2%포인트 낮춘다.


    '깡통전세'로부터 세입자를 보호하는 전세금 반환보증의 보증금 한도를 수도권은 3억원에서 4억원, 비수도권은 2억원에서 3억원으로 각각 올린다.


    재개발로 이주하는 세입자의 전세금 부담 완화를 위해서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대출기준을 현행 부부합산 기준 연소득 5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 시행령·규칙 개정사항은 10월 안에 입법예고하고 법개정 사항은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분양가상한제 신축운영,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추진 중인 법안도 국회 협조를 얻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