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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권한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인적구성도 교수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인, 금융인, 주주 대표 등으로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주말께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KB금융은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만든 지배구조 개선안을 12일 이사회에서 논의해 확정하고 금융감독원의 KB금융 검사 마지막날인 이날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개선안이 금융당국에서 받아들여지면 이달 내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KB금융 사외이사 전원이 내년 3월 주주총회 후 사퇴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인적 청산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유사 상황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무리하라고 요구 중이다.
KB금융이 당국에 제출한 지배구조 개선안엔 우선 이사회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는 기업인과 금융인, 주주 대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KB금융은 현재 9명의 사외이사 중 교수 출신이 6명에 달해 지나치게 학계 중심으로 편중됐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사외이사의 수도 줄일 것으로 보인다. KB 사태 때도 지주 9명, 은행 6명 등 15명에 달하는 사외이사들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 만큼 사외이사 수를 대폭 줄여 지주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대신 KB금융그룹의 최고 경영진이 맡는 상임이사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사회 내 상임이사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 1명뿐이다.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선 후보 선정에서부터 외부 전문기관을 적극 활용하고 최종 후보 선임 때는 고객 대표와 KB금융그룹 임원 등을 참여시켜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이뤄진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전권을 행사해 왔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뽑는 기형적인 구조"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외이사들의 실질적인 권한도 축소된다. KB금융은 지주 임원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가 주요 결정에서 더욱 많은 역할을 맡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이사회의 역할을 줄일 방침이다. 지주와 계열사 핵심 경영진으로 이뤄진 그룹경영협의회도 조직할 계획이다.
차기 CEO(최고경영자) 후보군의 육성과 선임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 전에 후보자를 추천해 승계 과정을 최대한 원활하게 하는 '내부승계 프로그램'도 마련해 가동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이번 지배구조 개선안이 마련되면 금융당국도 더 이상 LIG손보 인수 승인을 미룰 수 없는 만큼 오는 2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