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신세계, 전월대비 주가 평균 6%↓


  • 통상적으로 12월은 연말 성수기로 유통업계의 대목으로 꼽히지만, 냉대한 소비심리 때문에 유통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통업종 대장주인 롯데쇼핑을 비롯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등의 주가가 지난 달 마지막 거래일 대비 크게 하락했다.

    23일 롯데쇼핑은 보합 마감한 가운데 현대백화점(-0.41%)과 신세계(-0.54%)가 약세로 마감했다. 전월(지난 11월28일 종가 기준)대비로는 각각 7.16%, 4.67%, 6.83% 하락한 수준이다. 연말 쇼핑 시즌 특수가 사라진 것이다.

    이처럼 대형 유통주들이 연말에도 상승 반전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업황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3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2개월 연속 하락세에 14개월 만의 최저치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반영된 지난 5월보다도 2포인트 낮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내수부양 정책과 이연소비 효과 등에 힘입은 연말 소비심리 개선을 기대했으나, 예상치 못한 시장환경 변화로 소비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경기소비재인 유통과 내수 의류 업종은 소비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단기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도 "올해 대형유통업체 경기는 작년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백화점들의 기존점 매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소폭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신규 아울렛 점포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하면 전년 수준에 그친 셈"이라고 판단했다.

    개별 종목별로 봐도 상승 모멘텀이 딱히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구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주가는 금리인하 수혜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잠실 2호점 출점 등이 어우러져 반등을 보였으나, 9월 이후 경기 불안감이 증가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늘고 있다"며 "국내사업 개선의 강도도 경기 침체 감안 시 높지 않고, 해외부문에서도 실적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모멘텀은 약해 유통 대장주로서의 역할이 부재한 상태"라고 말했다.


    신세계 역시 내수 부진으로 인해 신규 출점 효과가 과거처럼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6개월간 주가 모멘텀이 없다는 전망이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 부진으로 신세계 주가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2015~2016년 신규 매장 오픈으로 인한 매출 성장이 기대되나 과거와 같은 신규 점포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보완해주는 정도의 영향만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신세계가 센텀점(부산)과 강남점을 포함한 기존 점포의 대규모 확장 등 매장면적 확대로 인한 외형성장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지속적인 신규 출점으로 인한 매장 중복 및 자기잠식(Cannibalization)으로 영업 효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유통업체 빅3 가운데서는 그나마 현대백화점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2개월간 현대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은 1% 내외로 추정되며, 4분기 역시 판매 회복은 여유치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의류와 화장품 등 고마진 상품 판매가 조금씩 회복세에 있고, 비용 측면에서 무역점 감가상각비 부담이 해소되면서 증익 임계치가 낮아진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투자매력은 점점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나, 2015년과 2016년에 현대백화점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소비경기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회복되지 않더라도 현대백화점이 2015년 2월과 8월에 신규 개점하는 김포 아울렛과 판교 복합쇼핑몰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2015년과 2016년 연결 매출성장률이 각각 13.6%, 23.1%로 크게 상승하고, 연결 영업이익 성장률은 10.0%, 29.3%로 예상했다.

    남 연구원은 "신규출점비용 부담으로 본격적인 이익회수기는 2016년이 되겠지만 주가는 이를 선반영하는 2015년에 상승할 것"이라며 "현대백화점의 실적 모멘텀은 소비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더 강화될 수 있는데 2015년 동사 실적 추정의 기존점 매출성장률 가정은 2014년과 비슷한 3%로 보수적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