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시장 점유율 3분의 1 급감... "20%서 13.7%까지 뚝프리미엄 '애플'과 경쟁... 중저가폰 '샤오미' 등 현지업체에 치여
  • 삼성전자가 올해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산업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동시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애플, 중저가폰에서는 화웨이 샤오미와 같은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스펙을 갖춘 갤럭시S6와 타이젠폰과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폰을 동시에 내세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갤럭시 A3와 A5를 각각 2599위안(한화 약 45만원), 1999위안(한화 약 34만원)에 출시했다. 그러나 중저가폰 시장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저가' 이미지가 굳혀질 경우 자칫 중국 시장에서 삼성이 구축해 온 프리미엄 브랜드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중국 시장조사업체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 컨설팅'의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월 20%에서 지난해 10월 13.7%로 급감했다. 삼성은 지난해 갤럭시S5와 갤럭시 노트4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가 주춤한 틈을 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레노버가 점유율 10.7%로 2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로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애플은 9.4%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화웨이(8.5%) 쿨패드(7.7%)가 순위권에 올랐으며 샤오미는 순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삼성전자에게 있어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현재까지는 삼성이 중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2위 레노버가 시장 점유율 3.0%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는데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현지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샤오미의 경우 디자인과 품질, 사양 등은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낮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 아이폰6 플러스의 외관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이름을 베낀 듯 한 '미 노트'와 '미 노트 프로'를 출시했다.

    미노트는 두께 6.95㎜, 무게 161g으로 애플의 아이폰6 플러스나 삼성의 갤럭시노트4 보다 얇고 가볍다.

    또 샤프(Sharp) 디스플레이와 소니 카메라, 필립스 투 톤 플래쉬, 소니·LG 배터리 등을 장착하고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와 1300만화소 카메라, 3000밀리암페어아워(mAh) 배터리와 고릴라4 글라스 등을 적용한 프리미엄 제품이지만 가격은 16기가바이트(GB) 모델이 2299위안(한화 약 40만8000원)으로 아이폰6 플러스 가격의 3분의 1, 갤럭시노트4 가격의 2분의 1 수준이다.

    투자전문매체인 마켓워치는 19일 보도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가격 정책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삼성은 신제품을 출시하고 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서는 삼성 신형 스마트폰 구매를 꺼리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값이 내릴때까지 구매를 미루고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낮은 가격으로 신제품을 발표한 뒤 몇 달 후 업그레이드 된 버전의 스마트폰을 이전과 같은 가격으로 내놓는 판매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업체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중국 내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기는 했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을 비슷한 수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삼성이 저가폰을 집중 공략할 경우, 이같은 삼성의 프리미엄 이미지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켓워치는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하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31개 성 시 자치구 내 중간 거래상들과 판매 거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삼성은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더욱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