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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부실화 문제가 올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LG경제연구원은 20일 내놓은 '2015년 한국경제 진단, 저성장·저물가·저수익성'이란 보고서에서 "올해 부실화된 가계부채의 처리 문제가 이슈화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가계대출에 판매신용까지 포함한 가계신용 잔액은 이미 2013년 말 1000조원을 넘어섰고, 50조원대를 유지하는 판매신용을 제외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002조원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금리의 비은행권 대출이 저금리의 은행권 대출로 전환되는 '가계의 대출 갈아타기'는 애초 기대보다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이 19조6000억원 증가했지만, 비은행예금취급 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에 기타대출로만 5조6000억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가계의 부족한 생계비 충당이나 자영업자의 사업자금 등으로 사용되는 비중이 늘고 있고, 가계부채가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시중은행들이 대출에 신중을 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정책 당국도 가계대출에 대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빠르게 늘어난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가계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일시상환 대출의 규모가 49조1000억원에 달해 가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시중 금리도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대출 원리금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나면서 개인회생·파산 등 부실화된 가계부채의 처리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부실 우려와 함께 무기력한 경기, 저물가의 장기화, 저성장·저수익에 빠진 한국기업, 유가하락, 우호적이지 않은 환율, 전세난, 세수부족 등을 올해 우리 경제를 좌우할 8대 이슈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