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시장 불안 잠재우기 위한 '당근책'" 지적 "8년차 특허료 폭탄 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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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가 모바일 단말기를 생산하는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그림과 같은 '수직형 기업결합' 구조를 완성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노키아 인수로 '독과점적 지위'에 올라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앞으로 7년간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받는 특허료를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를 두고 유명무실한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7년간 특허료를 올리지 않다 8년차 때 한방에 몰아서 올리는 등 편법을 쓸 수 있는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관련한 필수특허를 다수 보유한 MS는 핀란드 휴대전화 제조기업 노키아를 지난해 4월 인수하면서 직접 휴대폰을 생산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경쟁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특허료를 과도하게 올리는 등 부당한 차별 대우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들어간 스마트폰은 보통 대당 2.5~5달러의 특허료를 MS에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S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비롯해 해당 분야에서 표준특허(SEP)는 물론 '사실상의 표준특허(de facto SEP)' 등 상당 양의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노키아 인수로 '특허 공룡' MS는 단말기 제조까지 아우르는 막강한 난공불략의 요세를 구축한 셈이다.
MS는 이 같은 시장 불안을 잠식시키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측에 최근 '자진시정 방안'을 제출했다. 이 방안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대한 특허 라이선스 부여 시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조건을 내세우겠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또 향후 7년 간 현행 수준의 특허료를 유지하겠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판매금지청구소송을 금지하는 규정도 담았다. 아울러 사업 제휴계약을 맺을 때 경쟁사간 경영상 핵심정보를 공유토록 한 '정보공유 근거조항'은 아예 빼기로 했다.
하지만 MS의 이번 조치에 대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달래기 위한 당근책에 지나지 않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인 건 맞지만 큰 기대는 없다"며 "7년간 특허수준을 유지하다 8년차 때 한방에 특허료를 인상하는 등 여전히 시장 우려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MS가 중국에서 이미 비슷한 수준의 방안을 내놓는 등 한국시장을 특별한 배려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정위의 결정을 봐야 알겠지만 현재론 시장 불안을 해소시킬 만한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동의의결' 절차를 통해 자진신고 방안에 대한 잠정 동의안을 마련하고 업계와 기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기업결합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공정위가 기업결합 건에서 동의의결 제도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의의결은 독과점 우려가 발생할 경우 기업이 시정방안을 미리 제시해 위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