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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세이브 서비스 신청하라고 하네요. 할부도 되고 포인트 결제도 된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나중에 문자로 할부수수료가 연 6.5%라고 왔습니다. 이자까지 내는 줄 모르고 신청했다가 취소하려고 전화했더니 또 당일 취소는 안된다고 합니다. 세이브 서비스라는 것이 포인트 좀 더 주고 카드 쓰게하고 할부수수료 뜯어가는 희한한 서비스네요"
신한카드 하이세이브, 국민카드 굿세이브, 삼성카드 세이브서비스, 현대카드 세이브서비스 등 국내카드사들이 '세이브'라는 명칭으로 판매하는 상품은 포인트 할부 상품으로 포인트로 못갚을 경우 현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대출성 상품이다.
세이브(save)의 의미는 많지만 일반적으로 금융회사에서 사용하는 사전적 의미는 '돈을 모으다, 저축하다' 등이다. 세이빙(saving)은 저축, 예금 등을 의미한다.세계적인 카드사 중 하나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홈페이지에서 '세이브'를 검색해 본 결과 저축성 상품이 검색됐다. '대출성' 상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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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의 홈페이지에서 '세이브'를 검색하면 한결같이 할부상품이 검색된다.
신한카드의 하이세이브는 최대 70만원까지 최장 3년 동안 청구대금에 대해 대출받을 수 있는 할부상품이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현금이 아닌 포인트로도 매달 갚을 수 있다. 대출이자는 최대 연 7.9%까지 부과된다.
KB국민카드의 굿세이브도 최대 70만원까지 최장 3년 동안 대출받을 수 있는 할부상품으로 대출이자는 최대 연 7.0%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도 연이율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방식이다.
이렇게 세이브라는 명칭으로 소비자들에게 '할인'의 이미지로 혼선을 주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명칭을 규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금융감독원 담당자는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 지난해 말 세이브라는 표현대신, '선포인트 연계 할부'라는 표현을 쓰도록 지도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고유 상품 브랜드라고 주장하고 있어 법적으로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면서 "소비자들도 명칭만 보고 '할인되는 상품이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금융상품에 대해 알아보고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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