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로 갚지 못할 경우 현금으로 카드사에 납부해야 해
  • ▲ 현대카드 세이브오토 프로그램. 포인트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현금 납부해야 한다는 설명은 없다.ⓒ현대카드 홈페이지
    ▲ 현대카드 세이브오토 프로그램. 포인트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현금 납부해야 한다는 설명은 없다.ⓒ현대카드 홈페이지

    "현대카드 영업사원 말로는 세이브오토하면 일정 금액이 할인된다고 해서 현대카드를 만들었는데 알고 보니 할인 아니네요. 할인은 금액을 깎아주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카드 사용안했다고 50만원 토해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카드사에서 세이브오토 전화왔을때 얼렁뚱땅 넘어갔으면 큰일 날뻔했어요."

    카드회사에서 선할인 서비스를 제공해 자동차를 싸게 살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출' 구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카드의 '세이브오토'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며 삼성카드 '자동차 선포인트', 롯데카드 '오토세이브', 신한카드 '하이세이브' 등도 비슷한 방식이다.

    현대카드 카드모집인은 "현대카드 세이브오토를 이용하면 자동차를 30~50만원 싸게 살 수 있다. 현대카드 혜택들 중에서도 유명하다. 현대.기아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할인받기 위해 현대카드를 만들기도 한다"고 말하며 세이브오토를 할인 상품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현대카드 세이브오토는 최대 50만원까지 선포인트를 받아 차량을 구매하고 매달 포인트로 상환하는 차량구매 프로그램으로, 구매 후 매월 신용카드 결제금액 업종별로 0.5~2% 적립되는 포인트로 갚아야 한다.


    자동차 구입비의 50만원을 포인트로 결제한 경우를 가정해보자. 

    현대카드로 월 30만원씩 결제한 금액에 1.5% 포인트씩 정립된다고 계산하면, 한달에 4500포인트 씩 쌓이기 때문에 112달 동안 내야 모두 갚을 수 있다. 현대카드에서 자동차 대금 700만원 이상 결제시 지급해 ㅈ고 바로 상환할 수 있는 10만포인트를 감안하더라도 자그마치 8년 동안 포인트를 갚아야 한다. 

    하지만 8년동안 포인트로 갚아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3년 안에 포인트로 모두 상환하지 못한 금액은 청구되기 때문이다. 즉,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얘기다.

    위 사례의 경우라면, 3년동안 26만2000포인트를 갚았으니 나머지 23만8000원은 다시 카드사에 상환해야 한다.

    자동차 선할인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은 사실상 '대출'에 가깝다.

    카드사에서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홈페이지 및 홍보지에 '할인'이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카드모집인들은 '선할인'이라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동차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처럼 홍보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자동차 선포인트 결제 방식은 할인이 아닌 '선대출' 프로그램이다. 사후에 갚는 방식으로 돼 있지만 다르게 포장돼 있다. 포인트를 현금화해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보니 3년 동안 카드를 유지해야 하고, 얼마나 갚았는지도 계속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남희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 서비스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대출성 상품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허무할 것이다. '세이브'라는 용어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저축성상품이 아니면서도 '세이브'라는 표현을 카드사에서 남용하고 있으나, 금융당국은 이를 제재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박원형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 팀장은 "카드사에 '할인'이라는 표현은 가급적 쓰지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할부방식으로 몇달에 걸쳐 일정금액을 상환하는데 포인트로도 상환할 수 있다. 못갚은 사람들이 많어져 한도를 7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낮추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원형 팀장은 "하지만 'OO세이브' 등은 각 사의 고유한 명칭이고, 그동안 투자해 알렸다는 이유로 계속 쓰고 있다. 다만, 실적이 쌓이지 않으면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명확히 설명할 것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