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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연금저축 고객은 단 한 번의 방문으로 기존 계좌를 원하는 금융사로 옮길 수 있게 됐다.
100조원으로 커진 연금저축시장을 놓고 보험·증권·은행 등 금융업종 간에는 물론이고 같은 업종 내에서도 뺏고 뺏기는 고객 유치전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가입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추진해왔던 '연금저축계좌 이체 간소화 방안'을 오는 30일부터 시행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세부안은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발표된다.
계좌이체란 기존 금융사의 연금저축계좌를 없애고 해당 계좌의 자산을 다른 금융사의 연금저축계좌로 옮기는 '갈아타기'로, 계좌이전 성격을 띤다.
지금까지는 연금저축계좌를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기려면 원하는 금융사를 찾아 계좌를 열고 기존 계좌가 있던 금융사를 방문해 이전신청을 해야 하므로, 두 번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계좌를 넘겨받을 금융사만 방문하면 이전이 가능해진다.
가입자는 원하는 금융기관을 방문해 신규 계좌를 열고 유의사항을 들은 뒤 이체신청서를 작성하면, 기존 금융사의 의사확인 통화를 거쳐 이체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계좌는 해지된다.
대상은 소득세법에 근거한 연금저축계좌이지만, 과거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됐던 개인연금저축도 포함된다.
금감원은 제도 시행에 앞서 금융사들의 철저한 준비를 독려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계좌 이체가 매우 드물었던 만큼 제도 시행에 앞서 각 금융사 준법감시부를 통해 사전 직원교육 등에 힘을 쏟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가입자의 비용부담을 덜고 계좌이체를 활성화하고자 계좌 이체 수수료는 최소화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연금저축은 세(稅)테크 상품이다. 연 400만원 한도로 납입액에 대해 일정 공제율을 적용해 세액에서 빼준다. 정부가 지난 2013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다고 예고한 뒤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최근 연말정산 파동으로 절세 대안으로 재부상했다.업계는 이번 조치가 계좌 이전을 늘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한다.
실제 연금저축에 대한 관심 포인트가 종전에는 세제 혜택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세제혜택과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현재 업권별 규모는 생명·손해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이 80조원에 육박하며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이 13조원, 증권사 등의 연금저축펀드가 7조원 안팎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한다.
연금저축보험과 연금저축신탁은 주된 투자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이지만 연금저축펀드는 주식비중이 높아 수익률과 위험도에서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이상 유지한 고객 수익률을 보면 펀드가 위험도가 높은 만큼이나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며 "종전까지는 연금저축을 절세 때문에 들었는데 최근에는 수익률도 중시하므로 계좌이동이 얼마나 늘지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