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국금융 보호 위해 지점·법인 형태 일원화 요구상하이지점 없애고 중국법인 형태로만 운영…중국지점 총 18개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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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이 지난 1995년 국내 은행 중 최초로 설립한 중국 상하이지점을 20년 만에 폐쇄했다. 중국법인 설립 후 업무 일원화를 위해 지난해 말 상하이지점을 완전히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중국 상하이지점을 폐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우리은행은 2013년 하반기부터 중국 금융당국에 상하이지점 폐쇄를 신고하고 약 1년 동안 철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앞서 우리은행은 1992년 한․중 수교 체결 이후 한국계 기업과 교민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1995년 7월 국내 은행 중 최초로 상하이지점을 개설하고 중국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외국인에 대한 인민폐업무, 외자기업 및 중자기업(중국자본으로설립된 중국기업)에 대한 외환업무 등 적극적으로 현지영업을 펼쳐왔다. 2005년 우리은행은 중국 진출 10주년을 맞아 상하이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상하이지점 개점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상하이지점 철수는 중국 감독당국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1995년 상하이지점을 설립한 뒤 별도로 2007년 우리은행 중국 현지 법인(중국우리은행)을 세우고 지·분행을 운영하는 형태에 대해 일원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국 우리은행 법인 소속인 상하이지점과 2007년 설립된 중국 법인의 업무 형태가 중복되니 하나의 형태로 정리하라는 것.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 금융산업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계 은행이 진출할 수 있는 형태를 최소화하고 싶어한다"며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요구를 받고 지점을 정리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우리은행도 중국 금융당국의 요구로 상하이지점 철수 절차를 밟아왔다. 다만 여신한도 초과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지점을 정리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외국 금융사의 현지법인에 대해 동일인 여신한도를 자기자본의 10%, 동일 계열 여신한도는 15% 이내로 제한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 소속 지점은 본국 은행 자본금을 기준으로 계산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여신도 취급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995년에 지점 형태로 상하이에 먼저 진출한 뒤 2007년 중국 법인을 만들자 중국 감독당국 측에서 정리를 요구했다"며 "상하이지점의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자연스럽게 정리하면서 지점을 폐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상하이지점은 중국법인 아래로 옮기지 않고 완전히 정리했고, 현재 중국 내 총 18개의지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