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유럽 도전장 던졌지만 삼성·LG 양대 산맥 못 넘고 철수110년 역사 캐리어, '토출구' 1개 고집 이유는 '에너지효율 지키기' 단 한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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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경제DB.


    삼성과 LG가 국내 에어컨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면서, 좀처럼 다른 기업에게 시장을 내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케리어에어컨은 다르다. 이 회사만 유일하게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자신만의 영토를 확보했다.

    18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에어컨시장은 삼성과 LG가 각각 40%씩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나머지 20%가 케리어에어컨의 몫이다.

    글로벌 기업이 20%대 높은 점유율로 우리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는 케리어에어컨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시장을 공략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 모두 삼성과 LG의 벽을 넘지 못하고 쓸쓸히 한국 땅을 떠났었다.

    실제로 2009년 초 중국의 하이얼에어컨은 이마트에서 팔던 에어컨을 모두 철수하는 등 한국사업을 전체를 접었다.

    일본의 6대 가전회사로 불리는 'NEC'도 국내시장에 발을 담갔지만 2000년대 초 아무 재미도 보지 못한 채 일본으로 돌아갔다. 비슷한 시기에 후지쓰제너럴의 경우 에어컨은 물론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사업 전 부문을 모두 접었다.

    GE와 일렉트로룩스 등 글로벌 가전기업 역시 국내 에어컨시장에서 만큼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우일렉과 위니아만도(현 대유위니아) 등 국내기업들조차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삼성과 LG에 밀려 2000대 후반쯤 사업 대부분을 정리하는 고초를 치러야 했다.

    반면 케리어에어컨은 국내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 회사만의 뚝심 있는 철학과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110년 넘게 에어컨을 만들어온 캐리어에어컨은 지금껏 토출구 숫자를 단 한 번도 늘리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토출구 수를 1개로 고집해 온 것이다. 토출구란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부분을 말한다.

    에너지효율은 에어컨 몸체 상단에 커다란 토출구 1개를 뚫는 전통 방식이 가장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토출구가 1개인 경우 효과적으로 공기 순환원리를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면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위쪽 방향으로 내보내 따뜻한 공기를 식혀 아래쪽 찬 공기와 빠르게 순환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더운 공기를 강하게 밀어내야 하는데 토출구가 여러 개면 힘을 집중할 수 없어 효율이 떨어진다.

    캐리어에어컨이 그동안 토출구 수를 줄곧 1개로 유지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캐리어 관계자는 "공기 순환원리를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 에어컨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사용자가 원하는 설정온도 도달이 가능하며, 에너지효율 역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캐리어는 '에너지효율성 향상'이라는 철학을 무려 110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기술개발에도 꾸준히 투자해 최근 통풍구를 마치 선풍기처럼 270도까지 회전시키고 자유자재로 바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립스틱에어컨'을 선보였다.

    캐리어는 국내시장에서만 삼성과 LG에 뒤질 뿐 세계시장에선 톱3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한 에어컨 전문기업이다.

    삼성과 LG도 국내시장에서 충분히 기초체력을 키웠다고 판단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해외영업과 A/S서비스망을 확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제 두 기업 모두 이 일을 하기 위한 현지 인력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의 올해 주력 모델은 토출구 3개짜리 '스마트에어컨 Q9000'이다. 이 제품은 3개 토출구마다 바람을 상하좌우로 막을 수 있어 사용자 환경에 따라 8가지 바람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LG전자는 에어컨 두 대를 마치 한 대처럼 합쳐놓은 '휘센 듀얼 에어컨'을 올 한해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다. 두 대의 에어컨 바람이 독립 제어돼 바람의 방향과 강약을 각각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 ▲ ⓒ케리어에어컨.
    ▲ ⓒ케리어에어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