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람보르기니와 SM7 접촉사고. 사고 사진이 인터넷을 떠돌며 화제가 되자 1억원이 넘는 수리비 부담이 있는 SM7 운전자에 대한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수상한 정황을 포착한 보험회사가 조사에 나서면서 두 운전자가 짜고 사고를 낸 사기사건임이 밝혀졌다.  인터넷을 통해 본인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당황한 사기범들은 전직 경찰관까지 투입된 보험사기조사팀이 압박해오자, 결국 보험금을 받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결국 이번 사건은 보험사기가 아닌 보험사기미수에 그치게 됐다. 경찰조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보험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사기범들의 의도된 죄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벌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김동하 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 팀장은 "보험사기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보험금 편취에 따라 형량이나 벌금 수준이 결정된다. 이번사건은 미수에 그친 사건이기 때문에 판결이 어떻게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결국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의 수준은 지나치게 약한 것이다.

     

    보험사에서 관리하는 보험료는 사실상 보험가입자들의 공동자산이다. 이러한 보험사기범들이 편취해 가는 돈은 결국 우리들의 주머니에서 조금씩 빠져나가 모인 돈이다.

     

    람보르기니 사건에 보험금이 지불됐다면 개개인에게 당장 피해는 없겠지만 결국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1년 4236억원, 2012년 4533억원, 2013년 5190억원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더욱이 보험사기로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교통사고 난 김에 평소에 아팠던 곳까지 치료받거나, 자동차 수리를 몰아서 하는 '광범위한 범위의 보험사기'까지 합하면 그 금액은 무려 연 3조4000억원에 이른다.

     

    엄청난 돈이 낭비되고 있지만, 보험료는 보험사의 돈이라고 생각해 보험금을 과다하게 청구하거나 보험사기에 대해 알면서도 넘어가는 분위기다.

     

    조금 배웠다는 사람들도, 교양있다는 사람들도 '사고난 김에 진료 더 받는게 뭐 어떠냐', '내가 낸 보험료 내가 찾아간다는데 무엇이 문제냐'하며 서슴치 않고 말하는 것을 보면, 보험사기에 대한 시각이 관대해도 너무 관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