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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배당 확정금리 보험의 손실 규모가 35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명보험사에서 장기상품을 판매하면서 1990년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10%가 넘는 확정금리 보험상품을 판매했었고, 이후 금리가 낮아졌지만 2000년 초반에도 7~8%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많았다.
당시 확정금리형 장기보험을 판매한 보험사들은 외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최근 기준금리가 1%대로 진입하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으면서 유지할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장사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저축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굉장한 부담이다. 생명보험사는 저축성 상품을 줄이고 보장성 상품을 판매하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팔고 있는 2.7% 수준의 최저이율을 보장하는 저축성 상품의 신규 계약도 당장은 매출을 올려주지만 장기간으로 볼 때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지금은 판매가 중단됐지만, 유지된 유배당 금리확정형 보험상품은 이차역마진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치는 상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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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유배당 확정금리 상품의 손실규모는 35조원에 달한다. 이는 각 생명보험사의 재무제표 부채적정성평가를 근거로 4.75% 할인율을 적용해 나온 것이다.
계약이 만기까지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보험회사가 예상하는 투자 수익과 비용, 그리고 예상보험금 지급 등을 계산해 산출된 금액이다.
특히 삼성생명 재무제표에 따르면, 부채적정성평가에서 삼성생명의 유배당 금리확정형 손실금액은 15조원에 이른다. 한화생명은 5조원, 신한생명 1조원 등에 이른다.
보험연구원 김해식 연구위원은 "생명보험사의 유배당 금리 확정형 상품은 35조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보험사들은 이차역마진에 노출돼 있어 함께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판매채널을 다양화하고 보험회사 스스로 투명하게 가격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금융당국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향후 방향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는 이차역마진에 대한 손해를 줄이기 위해 보장성 보험상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판매채널도 다양화하고 있지만, 보험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기 힘들어 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등 확정금리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회사들은 계약을 유지할수록 손실이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최저보증이율 저축성 상품을 파는 것도 부담스러워 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보험료를 올리는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