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경쟁력·신규 채널 확보 등 긍정적 사업 시너지 기대"인수대금 관련 재무부담에 대해선 평가 엇갈려


  • 호텔신라가 기내면세점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디패스(DFASS)를 인수한 데 대해 증권가는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 거점 확대를 넘어 다양한 채널 확보 및 영업이익률 증대 등이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다만, 인수대금 관련 재무적 부담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24일 호텔신라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1.84%(1800원) 오른 9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호텔신라가 디패스의 지분을 인수키로 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장중에는 10만2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에 상승폭이 축소됐다. 종가 기준으로 호텔신라가 10만원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6일(10만1000원)이 마지막이었다.

    앞서 호텔신라는 전일 장 마감 이후 미국법인을 통해 디패스의 면세점 법인(Shilla Travel Retail Group) 지분 44%를 1억500만달러(원화 약 1176억원)에 인수, 지분참여를 통해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는 이번 인수에 이어 5년 후 지분 36%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도 포함됐다.

    디패스는 1987년에 설립된 플로리다 소재 업체로 세계 1위 기내 면세업체이다. 주요 사업 지역은 미주로 2014년 기준 연 매출은 5억 달러이며 면세점 시장 내 순위는 22위 수준이다.

    이 같은 소식에 전문가들은 호텔신라와 디패스의 긍정적인 시너지 창출 효과를 기대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업을 통해 호텔신라는 과거와 차별화되는 신규 채널을 확보하고 지역적 침투를 가속화할 수 있는 결정적인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며 "디패스는 신규 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을 원활히 전개할 수 있게 돼 양 사의 시너지는 중장기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호텔신라의 미국 면세점 디패스 인수에 따른 원가 경쟁력 확대와 미국 면세시장 진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올해 매출액은 3조7170억원, 영업이익은 2130억원 등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신라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서 화장품·향수 영업권을 따내면서 주가가 우상향을 그린 바 있기 때문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로 '국내→아시아' 시장으로 도약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번 디패스 지분 인수는 '아시아→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및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단기적으로는 최소 5.3%의 주가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민정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해 1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운영권 획득이 확정된 이후 호텔신라의 1개월 주가 수익률은 31.7%를 기록했다"면서 "디패스의 매출은 창이공항 매출액과 유사한 수준이며 영업이익률은 창이공항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돼 금번 디패스의 인수는 호텔신라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인수대금과 관련한 재무적 부담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박성호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2014년 연결 자기자본 7300억원, 순부채비율(Net D/E Ratio) 56%를 고려하면 취득가액 1176억원은 재무적으로 부담없는 수준"이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반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3분기말 연결 기준 호텔신라의 현금성 자산은 약 2700억원 수준"이라며 "현재 지급일자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약 1200억원에 가까운 예상 거래대금은 보유 현금 대비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나이스신평은 "이번 디패스 지분 인수 이외에도 다각적인 사업 확대 계획을 추진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자금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호텔신라의 수익창출력과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회사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텔신라는 이번 지분 인수로 글로벌 면세점 입찰에서 유리한 고점을 차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장 오는 6월 정부는 관광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정부가 현재 서울 시내에 운영 중인 면세점 가운데 대기업에게 추가로 2개의 면세점을 허가할 예정이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월 진행될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핵심 가치로 대두돼 신라면세점의 낙찰 가능성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