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포스코이앤씨 인니·말레이법인 자본잠식'해외수주 1위' 삼성E&A 태국법인 순자산 -5734억SGCE&C·엘티삼보도 고전…"중동·동남아 리스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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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공단. ⓒGS건설
국내건설사 재무건전성 악화 뇌관으로 부실 해외법인이 꼽히고 있다. 적잖은 해외법인이 수년째 순손실·자본잠식에 빠지면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되 현지법인에 대한 수익성 및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외사업장에서 발생한 미수금과 미청구공사 등이 해외법인에 손실을 가져오며 모기업인 국내건설사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현대엔지니어링 경우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 등에서 1조2000억원대 적자를 내 해외수주 2위 성과를 무색하게 했다.실제 현대엔지니어링 인도네시아법인(PT. HEIN GLOBAL UTAMA)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손실 588억원, 순자산(자본) 마이너스(-) 1294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을 의미한다.같은기간 말레이시아법인(HYUNDAI ENGINEERING MALAYSIA SDN BHD)도 순손실 152억원, 순자산 -1097억원이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다른 건설사도 부실 해외법인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3분기 △인도네시아법인(PT POSCO E&C INDONESIA) -678억원 △태국법인(POSCO Engineering Thailand Co. Ltd) -656억원 △말레이시아법인(PEC POWERCON SDN. BHD) -374억원 등 마이너스 순자산을 기록했다.2024년 해외수주 1위를 달성한 삼성E&A 경우 태국법인(Samsung E&A Thailand Co., Ltd)과 사우디아라비아법인(Samsung E&A Arabia Co. Ltd)이 지난해 3분기 순자산 -5734억원, -15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
- ▲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현대건설
중견건설사들도 부실 해외법인에 발목이 잡혔다.해외수주 6위라는 기염을 토했던 SGC E&C(옛 SGC이테크건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말레이시아법인(eTEC Malaysia Sdn. Bhd) -325억원 △사우디아라비아법인(eTEC ARABIA Limited) -281억원 등 마이너스 성적을 냈다.해외수주 13위를 기록한 엘티삼보는 홍콩법인(LT SAMBO HK LIMITED)이 순자산 -320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져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중동이나 동남아시아지역은 대형프로젝트가 아니면 마진율 자체가 높지 않은데다 계약조건이 도중에 변경되거나 공사비를 제때 주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현지정부나 시장상황 등 외부요건으로 사업이 변경·중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부 해외법인 부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해외사업도 일정주기 사이클이 반복된다"며 "현지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 미수금이나 해외법인 손실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부연했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전쟁 등으로 해외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지원 아래 현지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져놓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