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파악 힘들다" 사측 해명, 납득 어렵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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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록된 LG이노텍 올 1분기 수주잔고 현황. ⓒ금융감독원.
LG이노텍이 수주잔고 물량을 공개하지 않아 회사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1~3월) 동안 주문생산에 따른 장기공급계약 현황을 분기보고서에서 빼버렸다.
LG이노텍과 같은 부품 회사는 '기업간 거래(B2B)'를 주로하기 때문에 수주잔고 개념이 중요하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B2C'처럼 물건을 팔 때마다 곧바로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계약 또는 주문 물량, 즉 수주잔고 커야 기업의 미래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도 그동안 수주잔고 내역을 계속 공개해 왔다.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도 지난해 기준 4조3140억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쌓아놨다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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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분기보고서에는 수주잔고 물량을 아예 기록하지 않았다.
LG이노텍의 올 1분기 매출은 1조5000억원대였다. 매출보다 2배 넘게 덩치가 큰 4조원대의 수주잔고는 이 회사의 미래 가치를 예측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측은 "차량용 부품과 관련한 물량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데다, 대내외적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수요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 수주물량과 잔고 등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이 같은 해명에 문제를 삼을 순 없다. 수주잔고 자체가 회계상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항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확하지 않은 수치를 공개해 되레 주주나 채권자 등 정보 이용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보단 감추는 게 옳을 수도 있다.
그러나 회사 사정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되는 4조원대의 수주잔고 내용이 생략됨에 따라 정보 이용자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기보고서는 정보 이용자들에게 과거 사업내용을 제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작성된다"면서 "수주잔고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LG이노텍의 해명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