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ELS 무더기 손실구간 진입현대차 향후 전망도 부정적, 주가회복 쉽지 않을 듯
  • 현대차 주가가 주저앉았다. 엔저 공습에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하다는 소식까지 겹치며 급락을 경험했다.

    이같은 현대차의 급락으로 직접투자자는 물론, 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일부 주가연계증권(ELS) 역시 초긴장 상태에 놓이게 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현대차 주가는 전일대비 10.36% 급락한 13만8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3만8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차가 13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종가 기준 지난 2010년 8월27일 13만8000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하락폭 역시 역대급이다.

     

    현대차가 10%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 2011년 8월 19일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주식의 동반 폭락으로 10.97%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9월 18일에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원에 매입했다는 소식에 9.17% 폭락한 바 있다.


    하락세는 3일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9시 47분 현재 현대차 주가는 전일대비 3.97%(5500원)하락한 13만3000원에 거래되며 13만원선 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하자 당장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일부 ELS들은 원금 손실(녹인, Knock-In) 구간에 접어들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가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해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는 70여개에 이른다. 전체 발행된 225개 ELS의 25% 수준으로, 이들은 하루 아침에 녹인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이들 ELS의 현대차 기준가격은 26만4500원∼23만1000원으로 원금 손실을 보는 하한 베리어 가격은 기준가의 60% 수준인 15만8700원∼13만8600원이다.


    2일 현대차가 13만8500원에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한 것.


    이번에 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 중 일부는 지난해 11월에도 현대가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미 녹인을 겪었다.


    ELS는 녹인 구간에 진입했더라도 무조건 손실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만기 때 주가가 손실 구간에 있으면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을 보게 되기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만기까지 일정 수준 주가를 회복할 경우 손실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업계는 지난해 7~8월 주가 23만원 안팎에서 발행된 ELS는 조기상환 가능성이 낮아 피해 규모가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 직후인 지난해 9월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매입해 주가가 폭락하면서 조기상환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된 ELS들의 대부분이 만기가 1~2년 가량이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당장 오는 8~9월로 다가온 ELS는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손실 구간에 진입하지 않은 나머지 ELS들도 안심할 수는 없다.


    특히 한번 급락하게 되면 헤지(위험 회피) 과정에서 ELS 관련 매도 물량이 나와 다시 주가 하락을 불러일으키고, 또 다른 ELS가 손실 구간으로 접어드는 악순환이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주가가 앞으로도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우려사항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중국 현지 업체의 약진과 함께 일본과 미국 등 경쟁업체들도 그동안 부진을 털고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 현대차에게는 부담"이라며 "엔저 현상이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고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 주가가 장중 낙인 구간에 들어갔더라도 만기 때 주가 흐름에 따라 손실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성급하게 움직이기보다 주가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