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사 경영진단과 컨설팅"위기 극복 … 선택과 집중 필요"새로운 컨트롤타워 역할 기대최윤호 삼성SDI 대표, 초대 실장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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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위기 타개를 위해 연말 인사에서 경영진단 기능을 부활시켰다. 아울러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에 더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분야를 적극 발탁했다.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올해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삼성글로벌리서치 내에 신설된 경영진단실이다.경영진단실은 관계사 경영 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하는 사장급 조직이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친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장을 맡았다.경영진단실은 전후방 업종 전망과 수요처 경기동향 등을 컨설팅해 관계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다만 재계에서는 과거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이 수행했던 역할이 7년 9개월만 부활했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경영진단팀은 미전실 해체 전까지 그룹 전반의 경영 진단과 각 관계사의 감사 및 경영 컨설팅 등의 역할을 수행해왔다.경영진단실 신설을 두고 재계에서는 향후 미전실과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를 복원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 사장뿐 아니라 과거 미전실 핵심 인사들이 이번 인사에서 주요 보직에 재배치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에는 미전실 경영진단팀장,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낸 박학규 사장을 이동시켜 조직을 한층 강화했다. 역시 미전실 출신인 '전략통' 김용관 사장은 그룹 위기의 진원인 반도체 부문에 신설된 경영전략담당을 맡게 됐다.미래전략실은 1959년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 시절 회장 비서실에서 출발해했다. 이후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구조본), 2006년 전략기획실, 2010년 미래전략실 등으로 유지됐다가 2017년 2월 해체됐다.전 계열사의 인수·합병(M&A), 경영계획 수립·집행, 인사, 감사 등 그룹 계열사 경영 전반을 관리·통제하는 역할을 하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삼성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앞서 준감위 연간 보고서에서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이외에도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기술력 원복’을 초점에 맞췄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7년 만에 메모리사업부장을 다시 맡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메모리사업부를 부회장급 조직으로 격상시켜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는 ‘미국통’으로 꼽히는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과, 남석우 최고기술책임자 사장을 배치했다. 또 기획 및 전략 전문가인 김용관 경영전략담당을 더해 기술 경쟁력을 되살리겠다는 방침이다.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도 기술 전문가를 배치하며 전진 배치하며 기술력 회복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실제로 11월 29일 단행한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는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AI와 6G, 차세대 반도체 등 신기술 분야 인재가 다수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