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최근 성장이 둔화된 국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선 기업의 신규투자에 대한 현금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 기업 투자유치를 위한 법인세 등 세금인하, 기업이 필요한 핵심분야에 대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전경련은 4일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의 성장활력 제고를 위한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 오바마 정부는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의 일환으로 국가 역점산업인 자동차 관련 기업에 투자금액의 40~50%를 지원하는 등 기업 투자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례로 미국 미시건주에 친환경 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면서 총 3억달러를 투자한 LG화학은 1억5000만달러에 이르는 현금지원과 세제혜택을 받았다. 도요타도 올해 켄터키주로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면서 3억6000만달러 투자에 1억4650억달러의 현금지원이 포함된 세제혜택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롤스로이스도 버지니아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1억7000만달러를 초기 투자해 6600만달러의 현금지원을 받았다.
일본 이와테현, 효고현의 경우엔 공장설비 보조금 상한액이 무제한이며, 오사카, 와카야마도 100억엔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적극적 투자 지원을 시행해 샤프 등 대기업을 유치했다.
대만도 국내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기업에 국적이나 기업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투자액의 5~20% 상당금액을 법인세 납부액에서 공제할 수 있게 하고, 혁신적인 R&D(연구개발) 활동에 대해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급한다. 2011년 일본계 전자제품 기업인 타이완 TDK는 R&D센터를 설립하면서 9570만 대만달러(약 3450억원)를 보조 받기도 했다.
독일은 정부와 지자체가 기업과의 일대일 협상을 통해 유동적으로 지원범위를 조정하고 있다. 실제 고급 스포츠카 전문 제조 기업인 포르쉐가 2011년 공장 증설에 5억2100만 유로를 신규투자 하면서 협상을 통해 주정부로부터 현금보조금 4300만유로를 제공받았다.
전경련은 "이러한 유동적인 투자지원은 기업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기술혁신 등 경제적 기여도를 고려해 지원할 수 있어 정부의 투자지원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그러면서 "한국이 법인세 인상 논란이 불거진 데 반해, 주요국은 경기 활성화와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법인세 인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독일, 대만 등 주요 제조업 국가는 금융위기 이후 대폭으로 법인세를 인하했으며, 미국도 현재 법인세 인하를 위한 법안이 제출된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30%에서 25.5%로 인하된 법인세를 2016년까지 3.29%p까지 추가적으로 인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지난 10년간 국가 법인세를 10%p, 20년간 30%p 인하했으며, 대만도 2000년 이후 8%p 법인세를 낮췄다.
법인세 인하뿐 아니라 경기활성화를 위해 주요국들은 상속세와 관세, R&D세제 등의 인하도 추진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미국은 2011년부터 상속세를 50%에서 35%로 인하하고 수입 원자재에 부과하는 관세를 감축·폐지해 국내 생산을 유도하는 등 전반적인 세금인하를 시행했다.
일본도 2014년 세제개정에서 신규 설비 투자를 위한 기계 구입 시 15%, 건물 취득 시 8%의 세액공제를 명시했다.
대만은 국내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 영리사업자 소득세 세율을 17%까지 인하하고, 혁신적인 R&D 활동에 15% 세금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전경련은 "주요국들은 기업유치를 위해 세금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기업이 필요한 핵심분야에 대한 규제개혁도 단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은 개별기업이 정부에 규제특례를 요청하면 검토를 거쳐 이를 허용하는 '기업실증특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대한 '맞춤형 규제개혁'인 셈이다.
독일은 과도한 노동규제를 철폐해 노동비용을 감소시켰다. 슈뢰더 총리의 노동시장 개혁정책인 '아젠다 2010'을 메르켈 총리 정권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비정규직 규제 완화, 해고절차 간소화, 실업급여 기간 단축 등 노동규제 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
대만도 외국인 노동자 유입제한을 35%에서 40%로 완화했으며, 체류기간 상한도 8년에서 12년으로 연장하는 등 친기업환경 조성을 위한 핵심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제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 전반의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며 "우리나라도 U턴 기업 지원정책이나 제조업 3.0 등 다양한 정책이 있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좀 더 과감하고 실제 기업들이 원하는 맞춤형 지원정책을 통해 기업투자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