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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요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량이 4년만에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의 유럽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코트라(KOTRA, 사장 김재홍)는 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현지 선주사 6개사와 국내 업체 8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한-덴마크 마리타임 데이(Maritime Day)'를 개최하고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을 추진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 조선기자재에 대한 덴마크 선주사들의 러브콜로 추진됐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덴마크 선주사들은 중간 브로커를 통해 A/S용 기자재를 납품 받아왔지만, 최근 세계 경기 침체와 겹쳐 원가 절감 압박에 직면하며 생산업체와의 직거래를 위해 나선 것이다.
상담회에 참가한 남미 최대 선주업체 울트라쉽(Ultraship)의 구매담당자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조선기자재 전시회에 참석한 이후 한국산 제품 사용을 확대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며 "이번 상담회에서 만난 한국 기업들의 품질이 자체 기준에 부합하고 있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트라쉽은 본사가 칠레에 있으나 구매전담 법인은 덴마크에 소재하고 있다.
주성훈 삼주ENG 상무는 "개별적으로는 만나기 힘든 선주사 관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번 상담회를 통해 우리 기자재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트라 코펜하겐무역관에 따르면, 현지 선박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가격과 품질 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온 국내 조선기자재 기업들을 현지 선주들의 메이커스 리스트(makers list)에 등재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선주들은 선박 발주 시 이 리스트를 조선사에 제공해 해당 기자재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리스트에 올라가게 되면 자연스레 외국 조선소로의 판로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덴마크는 2012년 자국 내 마지막 대형 조선소 폐업 이후 한국과 중국 등 외국 조선소에 연 평균 40척의 선박을 발주해오고 있다.
이두영 코트라 주력산업팀장은 "덴마크 선주들은 각종 환경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친환경선박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친환경 선박기자재 부문에서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의 납품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