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간부, 10여년간 수억 뒷돈 챙겨…사무실·자택 압수수색

SK인천석유화학의 선박 안전관리 담당 부장이 선박 대리점으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억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가 포착 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9일 SK인천석유화학 선박 안전관리 담당 부서 사무실과 이 부서 부장 A씨 자택 등 9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A씨에게 금품을 준 혐의를 받는 선박 대리점, 이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예선, 도선사, 줄잡이 등을 공급하는 하청업체 4곳도 포함됐다. 

경찰은 선박 대리점이 하청업체로부터 계약금액의 15%를 리베이트 명목으로 받고 일감을 몰아주는 대가로 이를 다시 A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약 10년 넘게 뒷돈을 받아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 북항에 유조선이 드나드는 대규모 유류 전용 부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A씨는 SK인천석유화학의 전신인 경인에너지 시절부터 25년간 근무하며 돌핀항에 들어오는 유조선을 관리하고 대리점을 선정하는 업무를 해 왔다.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선박 대리점은 돌핀항으로 불리는 이 부두를 오가는 유조선의 입출항 업무를 50% 이상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선박대리점에서는 이중장부, A씨 자택에서는 현금 수천만원과 상품권 등이 발견됐다"며 "현재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챙긴 뒷돈이 회사 윗선으로 전달됐는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