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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악재에 코스피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은 나홀로 상승세를 유지하더니 시가총액 2위에 등극했다. 대표적인 내수주이자 방어주로 꼽히는 한국전력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온데다 실적 전망 또한 밝기 때문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거래일대비 1.69%(800원) 오른 4만8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이후 단 하루(7월7일)를 제외하고는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이 기간동안에만 5%가량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최근 대내외 악재로 2000선까지 무너지면서 조정을 받기도 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하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앞으로 2~3개월 동안 별다른 이슈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한시적 요금인하 조치로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었고 올 들어 급증하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오르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2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가가 한차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오름세는 장밋빛 실적 전망이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석달 간 16개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한국전력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평균 1조4373억원이다. 매출액은 평균 13조209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73.34%, 2.48% 상회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2조원대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희도 연구원은 "유가하락 영향이 1분기보다 더 커지면서 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2분기엔 유가가 전분기보다 18.4% 올랐지만, 가스공사에서 사오는 발전용 LNG가격은 전분기대비 24.0%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올 2분기 동안 한국전력이 2조30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LNG 가격은 유가에 수개월 후행하기 때문에 2분기에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LNG구입비용으로 10조원을, 유류비로는 1조3000억원을 지출했다.
또 최근 전력구입단가(SMP)가 75원/Kwh로 낮은 수준인 것도 거들고 있다. 통상적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에는 SMP 가격이 올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지만, 최근 전력수요 증가 폭이 미미해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SMP 상승 기회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SMP가 낮다는 것은 실적 개선이 이어진다는 의미"라며 "올해 신월성 2호기 원전 신규 가동, 내년 신고리 3호기 원전 가동으로 기저발전 비중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종가 기준으로 한국전력의 시가총액은 30조8464억원으로, 삼성전자(186조3332억원)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내 시총 순위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8일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로 오른 뒤 이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29조8117억원으로, 한국전력과 1조347억원의 격차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