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5개 증권사 중 신한금융투자 1058%로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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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이 재무건전성 강화 규제에 부합하기 위해 덩치를 키우거나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다이어트를 실시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레버리지 비율 및 신NCR 체계에 대응하기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위 25개 증권사들 중 레버리지 비율이 900%가 넘는 곳은 5월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3월말), 하이투자증권(6월말), IBK투자증권 등 6곳이다. 소형 증권사들까지 합하면 10여곳에 이른다.


    이들 6개 증권사들은 내년부터 실시될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비율 규제에 가장 민감한 곳이다.


    레버리지 비율이 1100% 이상이면 경영개선권고, 1300% 이상이면 경영개선요구 조치가 내려지기 때문이다. 이는 증권사들의 자본 활용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이다.


    레버리지 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을 나타내는 것으로, 기업이 타인자본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레버리지 비율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그만큼 부채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이 위험하게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5월말 기준으로 레버리지 비율이 1058%로 가장 높다. 이어 대신증권 966%, 미래에셋증권 949%순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953%(3월말), 하이투자증권은 915%(6월말 추정치), IBK투자증권은 1075%(3월말)이다.


    결국 이들 증권사들은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기 위해 자산을 줄이거나 자본을 늘려야 된다.


    하이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IBK투자증권은 후자의 방법을 선택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1200억원, 메리츠종금증권은 5345억원, IBK투자증권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하이투자증권은 915%->777%, 메리츠종금증권은 953%->502%로 낮아질 전망이다. IBK투자증권도 1075%->800%대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증권은 RP(환매조건부채권)같은 저수익 자산을 처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진행 중이다. 불필요한 군살을 빼서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은 아직까지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기 위한 계획이 없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자산 축소로는 한계가 있어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가장 레버리지 비율이 높기 때문에 신한금융투자는 좀 더 강력한 체질 개선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NCR 적용은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온도 차이가 있다. NCR은 경영개선권고의 경우 기존 150%에서 100%로 하향 조정됐지만 대형사에 유리한 반면, 중소형사에는 불리하기 때문이다.


    NCR은 영업용순자본비율을 지칭하는 것으로,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산출한다. 자기자본이 많은 덩치 큰 대형사는 신NCR이 적용되면 수치가 올라가 투자 여력이 커진다. 하지만 중소형사는 오히려 낮아져 투자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부익부 빈익빈을 조장할 수 있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5월말 기준으로 신NCR500% 이하인 곳은 현대증권(425%), 미래에셋증권(456%), 메리츠종금증권(3월말, 311%), 유안타증권(3월말, 460%), HMC투자증권(368%), KB투자증권(310%), SK증권(3월말, 220%) 등이다.


    대형사인 NH투자증권(884%), 삼성증권(782%), 한국투자증권(617%), 신한금융투자(추정치 845%) 등은 신NCR 수치가 높다.


    한편,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유상증자 이후에는 신NCR311%->830%로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