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벤처기업의 기술력·도전정신 맞아 떨어져
  • 성장성과 기술력만 있으면 적자 기업도 코스닥에 상장될 수 있는 문턱이 더 낮아진다. 기술성 평가를 통해 올해 최대 15곳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상장을 위해 기술성 평가를 신청할 기업이 27곳으로 집계됐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기술성 평가 신청 기업들 중 대부분은 적자기업이지만, 성장성과 기술력이 입증되면 코스닥에 상장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성 평가는 한국기업데이터, 나이스평가정보, 기술보증기금 등 외부 평가기관 중 2곳에서 기술력을 평가 받는 것이다. 기술성 평가에 통과되면 상장 심사에서 수익성 요건을 면제해주는 개념이다.


    2005년부터 기술상장특례제도라는 이름으로 시행됐지만, 지금까지 17개 기업만이 상장됐을 뿐이다. 허울뿐인 제도로 그 실효성이 낮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창조경제가 도입,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들의 상장을 유도하는 정책이 뒷받침되면서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11개 기업이 기술성 평가를 받아서 아스트와 알테오젠 등 2곳이 코스닥에 상장됐다.


    올해는 제노포커스와 코아스템이 기술성 평가를 거쳐 이미 상장됐다. 다음주에는 펩트론이 신규 상장될 예정이다. 에이티젠은 상장심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기술성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곳도 5곳에 이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를 거쳐 상장된 기업 중에서 아직까지 퇴출된 곳은 한곳도 없다”며 “기술력이 있으면 그만큼 지속가능한 성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코스닥에 상장될 기업을 10~15곳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적자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그만큼 리스크를 전가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들이 끊임없이 도전해야 그만큼 성공하는 기업이 나올 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정부나 거래소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상장된 기업들은 바다에서 길을 안내해주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도 적자기업 상장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경수 이사장은 지난 13일 열린 출입기자단 하계 간담회에서 “성장성과 기술력이 뒷받침되면 당장 수익성이 떨어지는 적자기업도 국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견기업의 상장 요건을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인 기업 등을 제외하면 적자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없다. 이런 사각지대에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올해 코스피 20, 코스닥과 코넥스 각각 100곳 등 총 220개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