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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과 관련해 자동차, 조선 등 각 산업계 노조의 하투(夏鬪)가 본격화 하는 가운데 철강업계 분위기는 비교적 업체별로 제각각인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및 공급과잉 등으로 업황이 수년째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경쟁력 회복을 위해 임금협상을 사측에 전면위임하는 노조가 있는 반면, 지난해 임금인상분의 4배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임단협이 한창 진행중에 있고, 동국제강 및 세아제강 등은 이미 매듭을 짓거나 지어가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업계 맏형 포스코의 임금협상은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지만, 일단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경우 노경협의회가 임금협상을 주도하고 있는데, 여태까지의 협상에서도 사측과 별다른 마찰을 일으킨 적은 없다. 포스코 전체근로자 1만8000여명 중 한국노총 소속의 노조원도 10여명 존재하나 사실상 영향력은 전무한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기본급을 각각 3.0%, 2.5%씩 인상한 바 있다. 올 인상률은 최근 회사 분위기가 극도로 악화된 탓에 이보다 낮은 수준 내지 동결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임금을 동결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임금협상 등 근로자 처우 문제는 노경협의회를 통해 대부분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측과 노경협의회가 원만히 소통하는 가운데 상황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대체로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 노조의 경우 위기극복을 위해 올 임단협을 아예 회사에 맡겨버렸다. 사측도 노사공동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조합원의 권익에 부응하는 미래지향적 보상체계를 마련키로 화답했다.
사실 동국제강은 산업계에 평화적 노사관계 문화를 확산시킨 회사로도 유명하다. 동국제강 노조는 지난 1994년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의 근로보전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키로 하는 등 업계 최초로 통상임금관련 임금체계개편에 합의하기도 했다.
세아제강을 비롯한 세아그룹 또한 임단협을 마무리짓고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세아제강과 세아특수강 노사의 경우 어려운 경영환경 및 위기 의식을 함께 공감,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임금을 전년 수준으로 동결했다. 특히 세아특수강은 창사 이래 27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고, 세아제강 또한 2013년 전까지 26년 연속 무파업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특수강 봉강 제조 계열사 세아베스틸도 4차례 교섭 끝에 지난달 29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본급 2.3% 인상, 기타 격려금 지급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최근 현대하이스코 흡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크게 불린 현대제철의 노사 분위기는 다소 냉랭하다. 총 6차례의 교섭을 가졌으나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태다. 앞선 회사들이 자체 노조 내지 한국노총 산하 노조인데 반해 현대제철 노조 경우 강성성향으로 분류되는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소속이다.
이 회사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 △상여금, 제수당을 포함한 통상임금 재산정 △65세로 정년연장(現 60세) △차량구입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민노총 표준생계비와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해 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인상액은 4만2000원(기본급 대비 4.2% 인상)수준이었다. 같은기간 포스코는 2.5% 인상, 동국제강 노사는 동결을 택했다.
이들은 고령화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명목으로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해달라고도 요구 중이다. 아울러 현대기아차 구매시 할인율을 높여주고,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 것도 함께 주장하고 있다. 현대제철 직원들은 현재 직급에 따라 4%에서 최대 20%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차그룹 내 속해있는 만큼 현대차, 기아차 등의 최종 임단협 결과와 비슷한 수준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통상임금 확대 등 민감한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 협상 자체가 빨리 매듭지어질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