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본급 8.3% 인상(정률)"vs 사측 "하루 일급 970원 정액 인상"양측 인상안 비교하면 5~7배정도의 차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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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하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금호타이어가 경영정상화에 제동이 걸렸다. 노사가 올해 첫 임금단체협상에서 심각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결렬된 것.
금호타이어는 5월27일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14일까지 11차 교섭을 끝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14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성신청'을 하고 쟁의행위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금호타이어 경영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 갈등의 시작
사측과 노조 간 갈등의 불씨는 워크아웃이었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대우건설 매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금호그룹의 워크아웃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당시 노조 측은 임금 10% 삭감과 임금 5% 및 상여금 200% 반납에 합의했고, 워크아웃 기간 중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동의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후 노사는 한 마음 한 뜻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고 이듬해부터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워크아웃 기간인 지난 2012년에는 13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2013년에도 10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
경영체질 개선과 실적 향상으로 지난 2014년 12월 금호타이어는 가까스로 워크아웃 졸업에 성공하게 됐다.
이 시점부터 노사 간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는 워크아웃 졸업 후 5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던 임금을 올려달라며 여러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간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 쟁점사항은 무엇인가?
노조 측의 핵심 요구사항은 △기본급 8.3% 인상(정률) △성과급 지급 △워크아웃 기간에 사라진 연·월차 복원 △정년연장 △비정규직의 정규직무화 △사내 복지기금 마련 △의료비 지원 등 11가지다.
반면 사측은 이번 11차 교섭에서 △임금 970원(일급기준) 인상(정액) △경영시적에 따른 성과금 지급 △임금피크제 연동한 정년 연장 등을 내놓았다. 그밖의 별도요구안에 대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가장 큰 쟁점사항은 임금 인상폭이다. 사측이 제시한 일급 정액 인상안과 노조의 기본급 정률 인상안의 차이가 크다. 사측과 노조측의 인상안을 비교하면 5~7배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임금인상, 성과급 등에서 현재 노사간 입장차이가 크다. 사측은 10차 교섭까지 최초 협상안조차 제시하지 않았다"며 "향후 노사관계의 발전과 희망이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사측은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실시한 2014 임단협에서 이미 15% 임금인상을 실시해 현재 임금수준이 업계 동등하거나 높다"며 "당시 워크아웃 졸업 위로금 510만원도 지급했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정년연장의 경우 사측이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 측에서 거부하고 있다"며 "한국-넥센 타이어 모두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고 무조건적인 정년연장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가 제시한 연·월차 복원에 대해서는 "현재 월차는 근로기준법에서 이미 폐지가 됐는데도 연·월차를 다 복원하라는 건 노조의 억지"라고 덧붙였다.
◇ 1분기 실적에 이어 2분기 전망도 '먹구름'
이런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이어 부진한 경영실적을 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금호타이어가 2분기 매출 7950억 원, 영업이익 63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44% 감소한 수치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경영실적을 내놨다.
설상가상으로 해외시장도 전망이 어둡다. 올해 해외 타이어 시장은 3% 안팎의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 약세로 유럽시장에서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한 점도 금호타이어를 압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출에서 유럽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5% 가량이다.
노사갈등·유로화 약세 등 여러 악조건이 겹친 금호타이어가 앞으로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