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이미 부분파업…통상임금 소급분 지급도 문제 현대중공업 노조 월말 조합원찬반투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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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들어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본격화, 뜨거운 '하투(여름투쟁)'가 예고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너나 없이 유래없던 침체기를 겪고 있어 각 사들의 긴장감도 여느 때보다 높은 모습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 조선사 노사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올 임금인상 문제를 놓고 한창 줄다리기 중에 있다.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서 몇차례 부분파업이 일기도 했는데, 올해 가장 먼저 파업에 시동을 건 것은 대우조선 노조다.

    대우조선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을 거쳐 지난 7일과 8일 각각 4시간 씩의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9일과 10일에는 대의원 등 간부급 인원들이 추가로 파업을 벌인다.

    이 회사 노조는 △기본급 12만5000원 인상 △사내복지지금 50억원 출연 △하계휴가비 150만원 추가인상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현재까지 14차례 의견을 주고 받았으나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대우조선은 오는 27일부터 2주간 집중휴가에 들어가는데, 노조는 휴가전 임단협 타결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여름휴가 전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면 최소한 17일쯤에는 구체화된 협상안이 나와야한다"며 "그 때까지 별다른 성과물이 없다면 총력투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 문제도 노사간 갈등을 키우고 있다. 사측은 지난 3월 나온 법원의 판결에 따라 연월차수당이나 초과근무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키로 하고, 이에 따른 소급분을 지난 7일까지 노조에 지급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사측은 최근 회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만큼 현금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다 판단, 지급일을 올 하반기로 미루면 안되겠느냐고 노측에 요청한 상황이다. 소급분 규모는 조합원 1인당 300만원, 전체로는 2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노조는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은 '합의된 사항'이라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대우조선 개별 실적을 살펴보면 이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2013년말 2257억원에서 지난해말 176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올 1분기들어 238억원으로 소폭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자금흐름은 빡빡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교섭상황을 봐가며 쟁의행위 돌입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9일 중노위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으로 파업을 벌일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기본급 12만756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6.77%↑) △직무환경수당 100% 상향조정 △성과금 250%+α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통상임금소송 1차판결결과 적용, 성과연봉제 폐지 등의 내용도 별도 요구안에 담았다.

    사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 임단협 시작부터 엇박자를 보였다. 노조는 지난 5월19일부터 사측에 협상을 요구했으나, 이들이 실제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지난달 25일이 처음이다.

    올초 현대중공업이 인력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한 과장급 이상 사무직원 희망퇴직 실시가 발단이 됐다. 희망퇴직 과정에서 회사를 떠나지 않은 일부 인원이 복수 노조를 차리며 정규직 노조와 공동으로 임단협에 나선 것. 

    사측은 "1만6000여명의 정규직 노조와 40여명의 사무직 노조는 조합 가입 범위와 임금, 승진 등 근로조건에 차이가 많아 교섭창구를 단일화할 수 없다"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분리교섭을 신청했다. 지난달 18일 지노위로부터 이를 승인받은 사측은 이후 정규직 노조와 지속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별 진척은 없는 상태다. 사무직 노조와의 교섭은 따로 시작하지 않았다.

    올 현대중공업의 하투는 어느 때보다 강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년 무분규 기록을 깬 강성성향 집행부가 오는 10월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선명성 부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0월 12년 만에 강성 집행부가 들어선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총 4차례의 부분파업을 실시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3조2000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92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지난달 2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사측과 5차례의 협상을 가졌으나 답보상태다. 노동자협의회는 기본급 12만4922원(6.56%↑) 인상을 요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