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쌍용차는 노사 상생 교섭 순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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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달 초 여름휴가를 앞두고 임금·단체협상에 대한 막바지 조율에 들어간 가운데 르노삼성 노사가 첫 무분규 합의를 끌어내면서 현대차 한국지엠 등 나머지 4사의 임단협 기상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엔저, 유럽발 경기악화와 메르스 파고에 살아날 듯하던 내수 활력세가 다시 꺾이는 분위기속에서 르노삼성의 대타협이 타업체의 노사간 타결점에도 순항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투(夏鬪) 악순환을 끊고 하반기 기업경영 환경뿐아니라 수출을 포함한 영업실적 개선에 머리를 맞대겠다는 노조 움직임도 감지된다.  

    완성차 한 임원은 "르노삼성의 무분규 타결 시동은 올해 한국 노사관계에 의미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현대차 등이 노사간 실타래를 푸는 새 바람이 됐으면 한다"고 큰 기대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일단 전통적으로 노조가 강한 현대차 등 최대 사업장에서 파업 등 임단협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만만치 않은 만큼 노사갈등의 수위도 주목된다.

    ◇대타협 이뤄낸 르노삼성 무분규 '상징'= 2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1일 임금협상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 93% 찬성으로 협상을 최종 타결, 그 배경에 시선에 쏠리고 있다. 일단 로그 수출 물량에 대한 사측의 생산 차질 우려에 대한 해소가 큰 성과다. 올해 르노삼성 임단협은 모두 마무리됐다.

    특히 노사는 △기본급 2.3% 인상: 평균 인상금액 42,300원(승급ž승호ž자기계발비 포함) △생산성 격려금 지급(상반기 250%, 하반기 100%+α) △통상임금 자율합의: 정기상여 제외, 10개수당 반영 △ 호봉제 폐지 후 노사공동인사제도 개선위원회 통한 인사제도 개편 △임금피크제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도입 △임금협상 타결 대타협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르노삼성 노사 양측은 "위기에 처한 한국자동차산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대타협의 정신으로 협상 시작 한달 만에 단 한번의 파업도 없이, 국내 완성차업체 중 가장 먼저 성공적인 합의를 이뤄냈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차 판매 부진속 夏鬪 고통 끊기 온 힘=현대차는 23일 2015년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누계 실적은 총 판매 241만 5,777대, 매출액 43조 7,6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영업이익은 3조 3,389억원, 경상이익 4조 6,907억원, 당기순이익 3조 7,737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2분기에는 판매 123만2,943대, 매출액 22조 8,216억원을 기록햤다. 영업이익은 1조 7,5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1%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7.7%로 현대차는 1분기 7%대 중반의 영업이익률 대비 0.1% 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에 대해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를 포함한 기타 통화 대비 원화가 큰 폭의 강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 보다 업체간 경쟁이 한층 심화되면서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는 23일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2일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18일에는 양측이 만나 회사의 경영 상황을 공유했다.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7.84% 인상, 임금피크제 적용, 정년 65세 연장 등 임금체계 및 수당체계 개선등을 놓고 지난달 부터 매주 두 차례씩 교섭을 진행하면서 절충점을 찾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달 현대차 노사 양측이 투싼 물량을 울산5공장과 2공장에서 공동생산하는 데 합의하는 등 노사 공동으로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명분이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올 임단협에 긍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상 최대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중에 절실한 노사상생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중국 추격이나 일본의 엔저공세 틈바구니에서 낙오할 수 있다"며 "노사화합을 통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지엠 쌍용차 입장차 좁혀 '순항'=한국지엠은 19차례 임금협상 교섭을 갖고 기본급 15만9990원 인상, 성과급 500% 지급 등 노조측에 기본급 6만5575원 인상과 성과급 포함 수당 800만원 지급 등 사측 제안이 수용쪽으로 가면서 타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부평 공장에 신형 말리부 투입 등 향후 신차 로드맵에 대한 의견교환이 개진되면서 임금협상에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지엠은 내달 3일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에 앞서 노사간 합의점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1일 임단협에 관한 쟁의 행위 결의 조합원 투표에서 70.8%가 찬성하면서 하투에 시동을 걸었지만, 지난해 80% 이상의 찬성율에 비해 노조원들의 입장차기 큰 것으로 나타나 사측과 상생 움직임도 감지됐다. 

    쌍용차도 2010년부터 5년 연속 무분규 교섭 전례를 이으며 순항할 전망이다. 쌍용차 노조는 기본급 11만7985원 인상과 정년 연장, 퇴직자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도 합의 수순에 적극적인 만큼 휴가전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해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큰 틀에서 조율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노사간 부담없는 협상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