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달 새 4.12%, 연초대비 6.29%, 작년 9월보다 15.5%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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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 및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그간 엔저로 고전하던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수출업체들의 실적 호전이 기대된다.

     

    3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70.0원으로 마감되면서 지난 2012년 6월 12일 1170.5원 이후 3년1개월여 만에 1170원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개월간 4.12%나 상승했다. 연초대비로는 6.29%, 지난해 9월1일(1013.1원)과 비교하면 15.5% 급등했다.

     

    원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수출 경쟁국인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6월초만 해도 100엔당 890원대이던 원.엔 재정환율은 7월31일 오후 3시6분 현재 942.75원으로 치솟았다. 약 5.6%나 상승한 것.

     

    이는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글로벌 달러강세가 재개된 탓이다. 여기에 그리스 위기가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해지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된 것도 가세했다.

     

    국내적으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기부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원화약세 용인 및 해외 투자확대 촉진 노력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중 유독 원화의 약세폭이 컸다. 이는 원.엔, 원.유로, 원.위안화 환율의 동반 상승을 통해서도 확인된다"면서 "원화 약세에는 대외적 요인 뿐만 아니라 대내적 요인 역시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화 약세요인 중 일부는 향후 점차 완화될 전망이고, 하반기에는 계절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더욱 확대된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4분기에는 다시 1100원대 초반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약세는 수출기업들에게는 큰 호재다.

     

    윤창용 연구원은 "환율효과로 하반기 원화 환산 수출액과 기업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전기전자 및 자동차등 운수장비업종의 이익개선 여부가 주목된다"고 기대했다.

     

    특히 2분기에 '어닝쇼크'를 경험했던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이익이 각각 7%, 10%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완성차와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환율이 오르면 가격경쟁력이 생겨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