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이천공장 'M14 메모리-M10 파운드리' 투트랙 전략 나올 듯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등재
  • ▲ 지난 15일 SK서린사옥에 출근한 최태원 회장. ⓒSK그룹.
    ▲ 지난 15일 SK서린사옥에 출근한 최태원 회장. ⓒSK그룹.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2년 7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마무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동안의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없는 동안 멈춰섰던 그룹 내 대규모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반도체사업을 맡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정확한 투자 규모와 시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는 시장점유율 세계 2위를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갖췄지만,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 회장의 공백 탓에 이 부문에 대한 적절한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당장 시작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스템반도체 분야가 워낙 넓은데다 수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워야 하기 때문에 최종 투자 결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유력한 투자 방향으로는 M10 공장을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중심으로 키우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은 M10, M14 등 2개의 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주 중 준공식을 하는 M14 공장은 3년 안에 현재 주력인 M10을 대체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M10 공장은 빈다. 이곳에다 최소 5조원 이상을 투입해 파운드리 사업을 펼칠 가능성이 가장 높다. SK하이닉스는 해마다 투자 규모를 늘리며 지난해 5조2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SK그룹 내 정보기술(IT)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개편도 단행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그룹 내부에선 최 회장의 사면·복권에 대비해 최 회장을 SK㈜ C&C 등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늦어도 올 3·4분기 안에 최 회장의 등기이사 등재와 함께 그룹 구조 개편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사업에 중점을 둔 SK㈜ C&C의 등기이사로 등재할 경우 SK텔레콤과 SK플래닛,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주요 IT 계열사들의 구조 개편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와 구조개편 등이 예상되는 건 사실이지만, 최 회장이 나온지 불과 이틀 밖에 안 된 상황이어서 세부적인 계획은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번주부터 현장경영을 본격화한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으로 출근한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투자 계획을 결정하고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