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없앤다고 몇 푼이나 절약?”…”조작.해킹 가능성은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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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통장을 왜 없애나? 지금까지 매우 잘 써왔는데, 그거 없앤다고 은행에서 몇 푼이나 절약할 것 같나?"

    "젊은 사람들은 종이통장 없어도 어떻게든 이용하겠지만 나이드신 어르신들은 어쩌라는 거냐?"

     

    금융감독원이 '종이통장 없애기'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고객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 중 세부 과제인 '민생침해 5대 금융악 척결 특별대책' 중 '금융사기 척결 특별대책'의 세부 시행방안 중 하나로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 등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100여년 만에 선진국과 같이 무통장 금융거래로 탈바꿈하기 위해 종이통장 미발급 금융소비자에게는 금리와 수수료 등을 우대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수천만개의 장기 미사용 금융계좌를 정리하고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대포통장'을 예방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부분의 금융소비자들은 반대하고 있다. 

     

    변모씨는 "종이통장 없애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대신한다는 데, 유사시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 해킹 당하면 어쩌느냐"면서 "미래에 모든 사람들의 오른손이나 이마에 칩을 박아 개개인을 통제하는 '빅브라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인가"라고 금감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항의했다.

     

    이모씨는 "가정을 책임지고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제주체들이 대부분 중장년 세대인데 그들에게 종이통장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모씨는 "금리와 수수료 등에 차별을 두어 강제하는 정책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종이통장을 계속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사용토록 하고, 종이통장이 아니라도 괜찮은 사람들은 거기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몇 년전 한 은행이 종이통장 폐기 여부를 추진하다가 고객들의 강력한 반대로 백지화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다수 국민들이 종이통장에 익숙해져 있는 현실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추진, 금융소비자의 불편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면서 "무통장 거래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완책을 병행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