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상사-패션-레저·식음' 4인 경영체제 유지... 실무 담당 '전사 조직' 구성도


  •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될 통합 삼성물산이 9월 1일 공식 출범한다. 그동안 합병 반대를 외쳐왔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맹공을 떨쳐내고 새 역사의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앞으로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회'를 구심점으로 4개 사업 부문별 사장들이 각자 맡은 살림을 책임지는 형태로 운영된다.

    31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방점을 두고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합 삼성물산 경영진이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회'와 실무진들로 구성된 '전사 조직'을 둘 방침이다. 전사 조직에서 시너지를 뽑아낼 아이템을 찾으면, 시너지 협의회에서 이를 논의하는 방식으로 회사가 돌아간다.



  • 당분간은 삼성물산의 최치훈 사장(건설), 김신 사장(상사)과 제일모직의 윤주화 사장(패션), 김봉영 사장(리조트·건설) 등 4명이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합병 전 삼성물산과 비슷한 구조인 셈이다.

    삼성물산도 그동안 평소에는 '최치훈-김신' 투톱 체제로 각자 책임 하에 사업을 이끌다, 전사적 이슈가 발생하면 이사회를 통해 함께 해결을 논의해 했었다.

    통합 삼성물산의 탄생은 2개월여간 이어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방해 작전을 물리치고 주주들의 힘에 의해 새 역사를 쓰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26일 제일모직과의 합병 발표 직후부터 줄곧 엘리엇의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찬성률 69.53%의 압도적인 표차로 합병을 이뤄냈다. 주주들의 바람에 따라 합병에 골인한 것이다. 주식매수청구권 매수대금 6천702억원(1천171만여주)도 지급을 완료함으로써 법률상 합병 절차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 통합 삼성물산은 오는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합병의 시너지를 통해 지난해 33조6천억원이었던 매출을 2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비전은 'Global Business Partner & Lifestyle Innovator'로 정했다. 사업 포토폴리오는 건설, 상사, 패션, 식음·레저, 바이오(통합 삼성물산 계역사) 등 다섯 가지다.

    앞으로 성장 전략은 △B2B 사업 지속 성장 △글로벌 리더십 확보 △신성장 동력확보 등 세 가지며,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와 바이오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성장하겠다는 게 삼성물산 측의 설명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1일 합병법인 출범 이후 다음 날인 2일 첫 합병법인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출하게 되며, 서초사옥에서 내부적으로 통합 삼성물산 출범식을 갖는다.

    합병법인 등기일은 9월 4일이다. 이사회 의장으로는 4명의 대표 중 가장 선임인 최치훈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계 한 관계자는 "엘리엇 맹공을 이겨내고, 주주 힘으로 통합 삼성물산이 탄생한 만큼, 몇 년이 지나도 이번 합병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물산의 1대 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도 날개를 달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