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처벌-사업자 봐주기' 비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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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신규 스마트폰 출시 기간을 비껴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서 한시름 놓게 됐다. 애플 아이폰6S 와 LG전자의 신규 스마트폰은 다음달 중순 이후 출시될 예정이다.
3일 방송통신위원회의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SK텔레콤의 영업정지 시행 시기를 의결 한 지 반년 만에 오는 10월 1일부터 7일까지로 결정했다. 이 기간 동안에는 기기변경을 제외한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이 제한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월 페이백 형태로 평균 22만8000원 가량의 지원금을 2050명에게 초과 지급하면서 단통법을 위반해 방통위로부터 3월, 235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1주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방통위는 영업정지 시행 시기를 결정하지 않았다. 시장이 침체돼 있었던 데다, 4월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출시를 앞두고 있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경우 제조업체의 매출 타격뿐 아니라 신규 단말기 출시로 기대감이 높아진 시장에 찬물을 끼얹기 어렵다는 해석에서다.
또 시기를 결정하지 않는 것이 SK텔레콤의 시장 교란 행위를 자제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신제품 영업을 위해 특혜를 준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방통위가 영업정지 처분을 확정한 후 시기를 바로 결정해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방통위는 지난 6월에는 메르스 사태로 인해 결정하지 못했고, 7월과 8월에는 여름 휴가 등에 따른 하한기로 이때 제재하면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을 고려, 또다시 시기를 결정짓지 못했다.
이와 관련, 최성준 위원장은 "SK텔레콤을 봐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영업정지 시행 시기는 언제든 결정할 수 있는 것이며, 봐주려고 했으면 과징금 처분만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10월에 시행하는 것이 4월 초 상황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비슷하다고 판단했다"며 "경제 상황과, 소비자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방통위의 이번 결정은 '솜방망이 처벌', '사업자 봐주기'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신규모델인 갤럭시 노트5와 엣지 플러스가 지난달 20일 출시된 가운데, 애플 아이폰6S와 LG전자 프리미엄 모델은 영업정지 기간 이후인 다음달 중순쯤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통사들이 이번처럼 매출 영향이 덜 가는 시기를 선택해 영업정지를 실시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김재홍 방통위원은 "의결 후 1~2주 조정기간을 거친 후 바로 시행해야 효과가 있다"면서 "제재를 받아야 할 업체의 이익을 이유로 의경 후 6개월이나 미뤄 결정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