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발행가 10월 30일 결정, 자금조달 규모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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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미래에셋증권
    ▲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의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차질이 생길 조짐이다. 1차 발행가격이 2만2850원으로 결정돼 발행 예정가 2만7450원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 발행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자칫 예상했던 것보다 2000억원 가량 부족한 1조원 밖에 자금 조달이 안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시장에서 물량을 100% 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2위인 KDB대우증권 인수에 나서려고 하는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현금이 부족할 수 있는 상황이 우려되는 것.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2일 신주배정기준일 기준 신주발행가를 2만285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최종 발행가는 구주청약일(11월 4일)의 3거래일 전인 10월 30일에 확정할 예정이다.

     

    1차 발행가 2만2850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9일 유상증자를 결정할 당시 공시했던 예정발행가 2만7450원보다 4600원 낮다.

     

    예정발행가는 지난 8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3만7100원에서 15% 할인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예정발행가 2만7450원에 신주 발행 주식수 4395만8609주를 곱하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1조2066억원이 산출된다.

     

    하지만 발행가격이 예상보다 낮게 책정돼 자금조달 규모가 감소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에셋 전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소 무리한 유상증자 계획으로 생각된다”며 “어느 정도 자금조달이 될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9월 9일 종가기준 3만9000원에서 지난 22일 3만850원까지 21% 하락했다.

     

    특히 시장에서 새롭게 발행하는 4395만8609주를 모두 받아줄 수 있느냐가 최대 변수다. 1조원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 될 경우 자칫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자금 부족이 우려될 수 있는 것.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KDB대우증권 인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유증과 관계 없이 자체 자금 또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힘을 합쳐 조달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5000억원 규모로 작게 유증을 추진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지금 계획하고 있는 여러가지 투자를 모두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한번에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터무니 없게 높은 가격이 형성되면 대우증권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00억원 가량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청약률이 낮을 것을 대비해 청약 희망자에게 150%까지 청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인수단을 통해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실권 처리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기준으로 올 상반기 2조4835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업계 6위 증권사이다. 당초 계획대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성공하게 되면 자기자본이 3조7000억원으로 확충된다.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에 이어 업계 3위로 껑충 도약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KDB대우증권까지 인수하면 자기자본 8조원의 초대형 증권사로 탈바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