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보다 금융시장 반응 빠르고, 각종 가격과 경제지표들이 달러로 표시돼 영향 과대포장
  •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 달러화 강세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들의 위기 가능성을 '과대포장'한다.

     

    달러강세 초기에는 수출 등 실물경제보다 금융시장 반응이 더 빠르기 때문에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과 증시침체 등 부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기 마련이다.

     

    또 세계 각국에서 발표되는 각종 가격지표와 경제지표들이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강세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항상 과장돼 보여지는 경향이 있다.

     

    주가를 봐도 그렇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의 경우 달러화 기준으로는 지난 4월 이후 25% 이상 하락했다. 통상 지수가 20% 이상 떨어지면 '침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달러강세 효과를 제거하면 신흥지수 조정폭은 12%에 그친다


    경제 지표 중에도 달러강세가 실물경기 악화를 과장해 보여주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수출입지표다.

     

    네덜란드경제정책연구소에서는 매달 세계 수출 및 수입물량지수를 발표한다. 환율효과를 제거한 실제 수출물량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 볼 수 있는 지표다.

     

    달러 베이스 세계 교역량은 지난해 10월 이후 매달 마이너스행진 중이다. 하지만 수출물량지수는 상승세다.

     

    최근 수출감소세가 심각한 한국도 마찬가지다. 7월중 달러 기준 수출액은 전년대비 5.2% 감소했으나, 수출물량지수는 3.5% 상승했다.

     

    달러강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돼 수출이 줄고 있으나 수출물량 자체는 늘었다는 의미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들어 중국발 경기둔화 리스크가 불거졌음에도 수출 물량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원화의 전반적인 절하가 수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도 달러화로 표시되므로 한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