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자동차 부품 R&D '가속'… "기술센터 신설, VC본부와 협업"

LG전자가 자동차 부품 사업에 대한 연구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센터를 지난 9월 별도 신설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2일 LG전자에 따르면 기존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있던 자동차 기술 개발 조직은 '자동차부품기술센터'로 통합된다.

기존 자동차 부품에 대한 연구 개발은 CI(Creative Innovation)센터 내 연구소가 담당했지만, 조직 단위를 하나로 묶어 센터로 격상시키며 긴밀한 협력를 통한 원천기술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기술센터장으로 미래 전기차(EV)를 담당하고 있는 윤용철 전무를 임명했다. 윤 전무는 TRW와 GM 델파이 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과 자동차 안전 분야 솔루션 업체,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 제조 업체에서 일한 LG전자 자동차부품 연구 개발 핵심 인물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센터 설립과 더불어 연구 개발 인력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센터의 연구 개발 인력은 자동차 부품을 연구·생산하는 LG전자 VC사업본부의 2600명과 별도로 운영된다.

자동차 부품과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해, 연구 개발 인력 확충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LG전자는 2000년 후반부터 구본무 LG회장의 지시에 따라 자동차부품 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자동차 사업을 LG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2013년 7월 VC사업본부를 LG전자 내 개설하는 등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구본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신사업은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 있게 키워 나가야 한다"며 용기 있는 투자를 당부한 바 있다.

그에 따라 LG전자는 구동모터와 인버터, 감속기 등 드라이브 유닛과 전기차 열관리 부품인 전동 컴프레셔 등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부품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은 전기차 배터리팩, 차량용 공조 시스템, 인포테이먼트 등에 대한 사업별 기술 연구에 집중해 왔다.

한편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은 내년 말부터 GM의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 부품과 시스템을 공급하며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달 20일 GM과 공동 기획·연구를 통해 한번 충전으로 320km 이상 주행 가능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기차를 제공할 수 있도록 '쉐보레 볼트 EV'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에 대한 연구 개발 강화는 당장의 성과보단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며 "연 4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LG전자의 지금의 노력이 신뢰와 기술력으로 입증될 시기가 얼마남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9월 신설된 자동차부품기술센터는 CTO가 이끄는 VC사업본부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선행 연구조직"이라며 "각 사업본부와 협업하는 선행 연구 조직이 하나씩 있는데, 이번에 만들어진 자동차부품기술센터는 VC사업본부와 협업하는 센터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