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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정부와 기업은행 노조 간 대립이 팽팽하다.
정부는 은행 성과주의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을 첫 타깃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는 기업은행의 임금체계가 근속연수별 임금상승제인 호봉제와 부서성과제로 구성돼 일반 시중은행의 임금체계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은행권의 고임금체계와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책은 올초 금융개혁 20개혁개 중 6번째 과제로, 부서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저성과자를 줄이고 연공서열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것이다.
또 수익악화를 겪는 은행권의 비용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위해 고임금 은행원의 인력구조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 분위기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은행이 시행되면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성과연봉제가 도입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기업은행내 성과연봉제 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측은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지난달 16일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기업은행 노조측은 "금융당국이 의도하는 능률성부분이 더 저해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며 "평가부분에서도 영업점과 본점 모두 형평성·공평성이 없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최근 노조위원장의 선거를 마치고 새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나기수 현 노조부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기존의 노조입장을 고수하고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은행은 공공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서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판매 등의 일에 몰두하려 할 것이고 일반 서비스업무인 입출금 등의 업무는 소홀히 하게 될 것이다. 결국 공공성에 저해되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금융 전문가는 은행권내 경영판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성과연봉제를 직무별로 도입을 할 경우 텔레마테팅의 성과기준, IB산업 성과 기준 등 각 직군별 기준이 다르게 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결국 성과연봉제가 은행의 채용을 현행과 같은 공채가 아닌 외국계 은행처럼 수시채용이 될 것이고 직군별 연봉이 지정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