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장사업팀 신설 '車부품' 집중 육성… 지원조직 축소삼성물산, 건설조직 통합 '시너지 극대화'… "새 틀 짜기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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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경제DB.


    재계 1위 삼성그룹이 9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8월부터 진행돼 왔던 인력 감축(구조조정)에 따른 후속 작업 성격이다. 몸집이 줄어든 만큼 이에 걸맞은 효율적 형태로 일부 조직에 변화를 준 것이다.

    삼성 전체 계열사들은 지난 8월부터 이미 인력 재배치나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 감축 절차를 밟아왔다. 삼성전자는 본사 지원부분을 중심으로, 전자부품 계열사들은 승진누락자,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삼성물산도 10월쯤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었다. 금융계열사들은 수시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뤄진 임원 승진 인사에서도 승진자 규모를 7년 만에 200명대로 낮추는 등 삼성은 외형 축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식의 '새 틀 짜기' 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군살을 빼면서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로 바꼈다.

    삼성전자는 이날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신사업 추진 조직을 신설했다. 전사조직에 '전장 사업팀'을 새로 만든 것이다.

    전장 사업팀은 단기간 내 역량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박종환 생활가전 C&M사업팀장(부사장)이 새 팀의 수장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또 주력사업인 VD사업부에 'AV사업팀'을, 무선사업부에 '모바일 인핸싱(Enhancing)팀'을 설치했다. DS 부문도 반도체산업 격변기를 대비해 신사업 전담 조직을 두기로 결정했다.

    반면 지원 조직은 크게 축소됐다. 홍원표 사장이 삼성SDS로 이동한 글로벌마케팅실은 글로벌마케팅센터로 격하됐으며 경영지원실 내 기획팀·재경팀·지원팀·인사팀 산하 조직도 모두 덩치를 줄였다.

    경영지원실 글로벌협력팀을 커뮤니케이션팀 산하로 통합하는 한편 커뮤니케이션팀 산하의 IR그룹은 경영지원실장 직속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대수술에 버금가는 수준의 조직개편이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

    하루 전날 시작한 삼성물산 역시 변화보단 안정에 무게를 뒀다. 합병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합병 전 제일모직에 남아있던 건설사업을 통합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모두 옮기는 조치 외엔 별다르게 이뤄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오너 일가 3남매 중 한 명인 이서현 사장에게 삼성의 패션사업을 총괄하게 하는 등 삼성물산은 이 사장이 맡은 패션 사업과 함께 리조트와 상사, 건설 등 4개 부문으로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나아가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내세워 바이오 사업에도 전력을 총 동원할 채비를 마쳤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삼성은 반도체·전자 분야를 이어갈 새 사업으로 바이오를 선택했다.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 온 고한승 부사장이 최근 이뤄진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 같은 밑그림에 힘을 실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그동안 유가하락과 중국의 공세 등 다가올 위기에 맞서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며 "줄어든 덩치에 걸맞게 조직을 효과적으로 돌리기 위한 조직개편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