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인베스트먼트 우선협 철회로 4년째 매각 답보상태5% 이상 주주만 7곳…인수 희망자 개별 협상 불가피IB업계 "매각구조 단순화할 필요성 부각"
  • 지난 2012년 부터 4년째 '세일 중'인 리딩투자증권 매각이 또 불발되면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통해 라이센스를 획득하거나 증권업을 강화시키려는 후보군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매각이 실패하는 것은 결국 주인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의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AJ인베스트먼트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


    딜로이트안진 측은 AJ인베스트먼트가 구성한 컨소시엄에서 요진건설산업이 빠지면서 인수 금액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리딩투자증권은 또 다른 인수 후보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리딩투자증권이 M&A 시장에 내놓은 매각 대상은 기존 주주들의 보유지분과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신규발행물량이다.


    문제는 최대주주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 가운데 10% 이상의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가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리딩투자증권의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공무원주식과 대성목재공업(주)가 각각 9.98%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이금화 씨가 8.37%, 한국교직원공제회가 8.34%를 들고 있다. 이밖에 아이더블류엘파트너스(7.82%), 대업스포츠(7.77%), KDB생명(5.17%) 등으로 지분구조가 나눠져 있다.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합은 15.30%이다.


    8.37%의 지분을 들고 있는 이금화씨가 대업스포츠 대표이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금화 대표와 대업스포츠의 보유지분을 합치면 16%가량으로 지분구조가 늘어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체는 6곳이나 된다.


    결국 인수를 희망하는 곳은 6곳과 따로 매각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실사와 계약을 진행하더라도 가격협상 등에 대한 부분을 5% 이상 주주 6곳과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며 "대우증권이나 LIG투자증권 처럼 시장에 나와 계약이 체결됐던 타 증권사와 같이 최대주주 한곳과 가격협상 및 지분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M&A 절차를 밟고 있는 LIG투자증권의 경우 매각지분은 전체 발행주식의 82.35%이며 KDB대우증권의 매각지분은 43%로 이들 모두 지분을 한번에 인수함과 동시에 경영권 획득도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매각 주체를 확실히 하거나 매각구조를 단순화해 1:1 협상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매각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만 하더라도 리딩투자증권을 사겠다고 나선 곳은 AJ인베스트먼트 외에도 케이프인베스트먼트(옛 소미인베스트먼트)와 키스톤-머큐리 컨소시엄(키스톤PE)키스톤 등이 있었고, 이들 모두 리딩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


    반면 딜로이트안진 등 매각우선협상대상 선정에서 떨어졌던 케이프인베와 키스톤PE를 차선책으로 선택해 매각을 타진하기에는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케이프인베는 LIG투자증권으로 방향을 선회해 인수를 추진 중으로 이미 자금집행계획이 확정돼 리딩투자증권의 인수 여력이 없다.


    키스톤PE는 제갈걸 회장이 리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매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황이 좋지 않아 리딩투자증권을 인수하더라도 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갈걸 회장은 HMC투자증권 재직시절 3연임에 성공하기도 했으며 지난 2014년 4월 키스톤PE 취임과 동시에 스스로 대규모 자본을 출자해 키스톤 PE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M&A전문가이다.


    리딩투자증권 매각자 측은 주주간담회를 통한 향후 일정 논의를 통해 회사 매각 방향과 방침을 다시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