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청약 예정 기업, 금융당국 보완 요구에 일정 지연신규 IPO 종목 부진한 흐름… 공모주 시장 위축 평가케이뱅크·더본·서울보증보험 등 IPO 대어 흥행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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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공모주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분류되는 케이뱅크, SGI서울보증보험, 더본코리아 등의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선 이들 대형 종목들이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 전환을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IPO(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은 금융당국의 잇따른 보완 요구로 상장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이달 예정됐던 청약 일정이 미뤄진 기업은 ▲인스피언 ▲셀비온 ▲와이제이링크 ▲루미르 ▲에이치이엠파마 ▲웨이비스 ▲한켐 등 7개사에 달한다. 특히 에이치이엠파마는 지난 7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금융당국으로부터 두 번이나 정정 요구를 받았다.

    금융당국의 잇단 정정 요구에 청약 일정이 대거 밀리면서 북적일 것으로 예상됐던 이달 IPO 시장은 잠잠한 모습이다.

    여기에 신규 IPO 종목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공모주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실제 뱅크웨어글로벌, 케이쓰리아이, 아이스크림미디어 등 최근 상장한 종목들은 상장 첫날 하락세는 물론 한 달도 안 돼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다.

    시장은 올 4분기 등판을 준비 중인 대어급 기업들로 향한다. 이들의 흥행 여부가 연말 공모주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건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케이뱅크의 전체 공모 주식수는 8200만 주이며 주당 공모 희망가는 9500~1만2000원이다. 만약 공모가가 최상단에서 결정될 경우 공모 금액은 최대 98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기존 발행주식과 신주를 토대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3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미국·일본 등의 인터넷은행을 비교회사(피어그룹)으로 선정해 합리적인 공모가 산정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일본의 인터넷은행 SBI Sumishin Net Bank, 미국 인터넷은행(The Bancorp Bank)을 자회사로 보유한 Bancorp를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회사로 선정했다.

    회사는 다음달 10~16일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21~22일 이틀 동안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30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맡았고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인수단으로 합류한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외식 전문기업 더본코리아에도 시장 기대가 쏠린다.  더본코리아도 지난 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상장을 통해 300만 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3000~2만80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690억~840억원이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10월 15~21일, 5일간 진행한다. 24~25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거쳐 11월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주관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회사는 상장 후 ▲가맹점과의 상생 ▲지역 개발 및 축제 ▲해외 시장 확대 ▲푸드테크(주방 자동화) 등을 통해 지속성장의 토대를 공고히 하고 외식과 호텔, 유통을 아우르는 진정한 글로벌 종합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SGI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코스피 상장 철회의 아픔을 딛고 10개월 만에 재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진행했으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을 이유로 돌연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뒤 현재 예심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서울보증보험 지분 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698만 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IPO에 대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외부 컨설팅을 맡겨 경영 효율화를 추진 중이며, 연내 주주 환원 정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대어급 등판으로 주춤한 IPO 시장에 온기가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IPO 시장은 영세기업 및 스팩이 중심이 되며 역대 평균 대비 낮은 공모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이후 대어급 종목의 재도전이 이어지며 IPO 시장이 분주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 또한 "올해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들어 증시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공모 시장도 위축된 모습"이라며 "대어급 기업의 흥행 여부가 올해 남은 IPO 시장의 분위기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