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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감소했다.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제외하고 가솔린 모델에 비해 모두 부진했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일반적인 강점은 고연비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활용하기 때문에 높은 연료 효율성을 갖췄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휘발유(가솔린) 차량에 비해 연료비 부담이 적다. 대신에 차량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이 싸지면서 하이브리드 구매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의 경우 1년 전에 리터당 1440원대에서 현재는 1350원대로 낮아졌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부진하다.
현대기아차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대차 그랜저 및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3개와 기아차의 K5 하이브리드와 K7 하이브리드 등 총 5개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그랜저 판매량은 8만7182대이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1만859대로 12.4%에 이른다. 그랜저 판매가 전년 대비 6.5% 감소한 반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9.6% 줄었다.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컸다.
기아차도 지난해 국내에서 K5를 5만8619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9.6% 증가한 수치이다. 하지만 K5 하이브리드(기존 TF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45.9% 감소한 2787대가 판매됐다. K5 역시 하이브리드 판매 감소폭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컸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664대 팔렸다.
K7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7.3% 감소한 2만805대가 국내에서 판매됐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3054대가 팔렸고, 이는 전년 대비 20.5% 감소한 실적이다. 역시 가솔린 모델에 비해 하이브리드 판매가 저조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름값이 싸지면서 연비의 강점을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 판매에 일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친환경차 시장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측면도 지적했다. 그는 “그랜저, K5, K7 등은 가솔린이 주력인 차종”이라며 “아직 하이브리드가 국내에 대중화되지 않은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그나마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신차 효과를 보면서 체면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BMW i8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쏘나타 PHEV를 출시했다. 이로 인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121.0% 급증한 1만1737대가 팔렸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친환경차 콘셉트가 적용되면서 국내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것이다.
지난달 14일에는 친환경차 전용플랫폼으로 개발된 아이오닉을 출시했다. 단종된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대체하는 준중급 친환경차이다. 아이오닉은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첫 버전은 하이브리드다. 3월에는 전기차, 연내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버전이 출시된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22.4km/L의 고연비를 강점으로, 출시 첫 달에 493대가 판매됐다.
기아차는 최근 시카고 모터쇼에서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쏘나타 PHEV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국내에 상반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소형 SUV 하이브리드 '니로'는 이르면 다음달 국내에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K7 하이브리드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의지와 철학은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한편 수입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비중이 소폭이나마 꾸준히 증가 추세다. 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4년 하이브리드 비중은 3.9%에서 지난해에는 4.0%로 점유율이 증가했다. 올 1월에는 4.1%를 기록했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폭스바겐의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여파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