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기 곤두박질쳐 기수쪽 대파… 활공 가능하므로 엔진 꺼짐은 아냐
  • ▲ 김포공항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현장.ⓒ연합뉴스
    ▲ 김포공항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현장.ⓒ연합뉴스

    28일 김포공항에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비행기 조종계통 고장과 실속(失速)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기는 발견됐을 때 거의 지면과 80도 각도로 땅에 박혀 동체와 꼬리날개만 남아 있었다. 기체 앞부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항공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사고기가 엔진 꺼짐 등으로 말미암아 추락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엔진이 꺼져도 지면을 향해 경사를 이루며 하강하는 활공이 가능하므로 사고기처럼 곤두박질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고기는 항공기 조종교육업체인 한라스카이에어 소속 세스나(C-172S) 경비행기다. 미국에서 제작한 세스나기는 조종사 훈련용으로 널리 쓰인다. 가장 안정적이고 1대당 가격이 4억원 안팎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항공전문가들에 따르면 사고기는 앞부분인 기수가 무거운 기종이다.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활공을 못 하고 기수가 수직에 가깝게 곤두박질친 원인으로 우선 조정계통 고장 가능성을 꼽는다.

    기수를 올리거나 내리는 승강타가 고장 났다면 기장이 기수를 올렸어도 말을 듣지 않아 그대로 추락했을 거라는 설명이다.

    다른 하나는 실속이 발생했을 가능성이다. 실속은 비행기 날개의 양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날개 표면에 강한 충격파가 발생해 곡면에 변형이 생겼거나 날개 주위 공기 흐름에 저항이 커지면 발생한다. 항공기 주날개가 양력이 떨어져 속도가 줄면 조정이 어렵게 된다. 적절한 조작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면 비행기가 옆으로 돌면서 떨어지는 나선강하가 이뤄지면서 기수가 낮아질 수 있다.

    항공전문가들은 "만약 고도가 높다면 떨어지다가도 기수가 올라가 회복될 수 있지만, 고도가 낮은 상태였다면 앞부분부터 그대로 추락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기는 28일 오후 6시30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관제탑 허가를 받고 이륙한 뒤 추락해 탑승자 2명이 사망했다. 사고기는 김포 시내 쪽으로 나 있는 왼쪽 활주로 끝 녹지에서 수색에 나선 공항공사 소방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