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힐스테이트 녹번 청약 호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3조6천억 규모 플랜트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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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국내외 실적 부진과 정부의 규제 강화 등에 시달렸던 건설업계에 미약하나마 봄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해외건설 관련 모습.ⓒ현대건설
지난 1~2월 국내외 실적 부진과 정부의 규제 강화 등에 시달렸던 건설업계에 미약하나마 봄바람이 불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와 힐스테이트 녹번의 청약 경쟁률이 각각 12.5대 1과 11.7대 1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쿠웨이트에서 3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건설업계는 청약 경쟁률 회복과 해외 수주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지난 1~2월 시장이 위축됐었다는 의미다.
부동산114의 전국 청약률 자료를 보면 지난 1~2월 전국에 공급된 40개 신규 단지 중 17개 단지가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특히 전북 완주군 고산면 '고산 더 리치'의 경우 119가구 모집에 청약자 수가 0명이었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다는 수도권에서도 '상도 두산위브 트레지움'과 'DMC 파크뷰 자이' 등이 청약에서 미달됐다.
해외 수주도 우울했다. 해외건설협회에 의하면 동기간 해외 수주액은 50억1388만2000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절반 수준(48.3%)에 머물렀다. 특히 주요 해외 시장인 중동에서 수주 절벽이 나타났다. 지난 1~2월 중동 지역 수주액은 8763만8000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23억7423만4000달러)의 4%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봄 이사 수요와 이란 시장 공략 등이 이뤄지면 시장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주택시장은 봄 성수기를 맞아 대규모 신규 분양이 계획됐다. 이달에만 2000년 이후 동월 최고치인 4만126가구가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수도권은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2만7011가구, 지방은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 등 1만3115가구가 예정됐다.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에선 건설사들의 수주 활동이 활발하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은 신규 사업 수주를 위해 애쓰고 있다. 정부도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과 함께 자금 조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4~5월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성과 도출이 기대된다.
다만 건설업계는 시장 호전을 위해 정부가 중도금 집단대출과 분양보증심사 강화 등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은행들이 건설사의 신청을 거부하거나 유보한 집단대출 규모가 총 5조2200억원에 달한다. 분양보증심사 강화도 건설사 입장에선 보증서 발급 기간이 미뤄져 토지 매입비와 홍보 등에 들어간 수천억원의 자금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인위적 규제가 주택 시장의 연착륙과 내수 회복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건설사들의 회사채 현금 상환 부담도 업계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이달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각각 1500억원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막아야 한다. 같은 시기 포스코건설과 한화건설은 각각 800억원과 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어 내달 △삼성물산 1500억원 △한화건설 1500억원 △한라 720억원 △서희건설 135억원 △한신공영 100억원 △우미건설 50억원 등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SK건설 등은 하반기에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건설사들은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 회사채를 갚는 차환보다 현금을 동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 롯데건설, 한화건설 등은 회사채를 현금 상환했다. 지난달 GS건설은 파르나스 호텔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회사채 3200억원을 현금 상환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도 이달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산업연구실장은 "건설사들의 신용 등급 하락과 비관적인 시장 전망 등으로 건설사들이 차환을 선택하기가 힘들다"며 "주택 시장의 불투명성과 해외 시장 부진까지 더해져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한동안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