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미래에셋證 등 상임감사 재직기간 6년 넘어 교체 유력금융위·감사원 출신도 입성 노려…낙하산 자리싸움 치열할 듯
  • 3월 주총시즌을 앞두고 금융감독원 출신 증권사 상근감사들이 대거 교체될 예정이다. 다만 후임 상근감사 자리에 또 다시 금감원이나 금융위원회, 감사원 출신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 '낙하산', '관피아'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광섭 미래에셋증권 상임감사를 비롯해 한국투자증권(김석진), 유진투자증권(최순권) 상임감사는 모두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올해 임기가 만료돼 교체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이광섭 감사는 이달 기준으로 재직기간 8년을 채웠으며 김석진 한국투자증권 상임감사는 7년, 최순권 유진투자증권 상임감사는 6년을 채웠다.


    이들의 올해 임기만료가 확실시되는 이유는 금감원이 신규 퇴직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기존 퇴직 후 재취업자들의 재직 기간을 6년으로 제한해뒀기 때문이다.


    정부 규정상 금융당국 직원이 퇴직후 3년간은 퇴직전 5년 이내에 자신이 속해 있던 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기업이나 기관에 재취업하지 못한다.


    그러나 금감원 직원의 퇴직 후 재취업 장벽이 높아진 반면 이미 기업이나 기관에 재취업했던 금감원 퇴직자들에 대해서는 소급적용되지 않아 오히려 재취업 문이 넓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와 재취업 재직기간을 6년으로 묶게 됐다.


    이에 따라 금감원 출신 상근감사가 재직 중인 증권사 중에 앞서 언급한 2곳의 증권사는 올해 상근감사를 교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상임감사 재직기간이 6년이 되지는 않았지만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의 경우는 연임 없이 올해 상근감사를 새 인물로 교체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규윤 신한금융투자 감사와 김영록 키움증권 감사는 모두 2013년부터 상임감사직을 시작해왔다.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를 두고 있던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 2일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4인의 선임안을 결정했으며 상임감사 자리에 이선재 세무법인 광장리앤고 자문을 선임했다. 상임감사로 재직해온 정기승 감사는 금감원에서 증권감독국 국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새로 선임된 이선재 자문은 과거 우리투자증권에서 상근감사위원, 한국증권금융 부사장을 지낸 바 있지만 금감원 출신은 아니다. 임기는 2년이다.


    문제는 새로 자리를 채울 상임감사의 출신이 다시 금감원 또는 금융위나 감사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출신 퇴직자 상당수가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권 사외이사 자리를 노리고 있으며 특히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에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며 "감사원도 가세해 금융권 사외이사를 두고 자리싸움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금감원이 금융위에 요청한 조직 확대 방안을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금감원 출신들이 갔던 금융권 사외이사 자리에 금융위 출신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당국 출신 증권사 사외이사(감사)가 떠난 자리는 또 다시 당국출신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낙하산과 관피아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상임감사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 등 관료출신이 포진돼 있는 삼성증권의 경우 금감원 부원장 출신인 송경철 상근감사가 2014년 부터 재직 중이며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금감원 외에 관료출신 상근감사를 두고 있는 곳은 대우증권,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으로 대우증권 상근감사는 국세청, NH투자증권은 감사원, 교보증권은 기획재정부·국무총리실 출신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이전에 감사업무총괄 전무를 맡았던 정남성 부사장이 금감원, 재정경제부, 한국거래소 등을 거쳤다. 또 현재 감사위원회 3인 중 한대우 위원이 산업은행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