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사상 최대 경제사절단 이끌고 '이란행'기반 갖춘 SK네트웍스, 제철소 건립하는 포스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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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왼쪽부터 SK그룹 최태원 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LS그룹 구자열 회장.ⓒ각 사
    ▲ 왼쪽부터 SK그룹 최태원 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LS그룹 구자열 회장.ⓒ각 사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부푼 꿈을 안고 '기회의 땅' 이란으로 향한다. 재계 총수 중에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LS그룹 구자열 회장 등이 직접 나선다.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 현대차 박광식 부사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KT 황창규 회장 등 최고 경영진들도 이란행 비행기에 오른다.

     

    경제단체에서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이 동행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5월 1일 이란 방문 시 235개의 기업 및 단체가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간다. 대기업 37개, 중소·중견기업 146개, 경제단체·공공기관·병원 등 52개 등 사상 최대 규모다.

     

    재계에서는 SK 최태원 회장의 행보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달 (주)SK 대표이사에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나선 최 회장이 신성장 동력 발굴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 일선 복귀 이후 달라진 SK의 역량을 보여줄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에서 빗장이 풀린 이란은 좋은 기회다.

     

    SK그룹은 최 회장을 비롯해 SK네트웍스 문종훈 사장, SK에너지 김준 사장, SK E&S 유정준 사장, SK이노베이션 심승택 전무 등이 사절단에 포함됐다.

     

    SK네트웍스는 1984년 테헤란에 지사를 설립한 이래, 불안한 정치·경제 환경변화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 한번도 사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이렇게 구축된 현지업체들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은 향후 사업 확대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는 2000년대 들어 철강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최근 완성차 및 반조립 제품 등의 자동차 관련 분야로 확대 추진 중이다. 2008년부터 화학사업 등 산업재 전반에 걸친 트레이딩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이란 수출액(37억5000만 달러)의 14%에 해당하는 5억3000만 달러를 SK네트웍스가 담당했다.

     

    앞서 문종훈 사장과 최신원 회장은 현지 1,2위의 완성차 제조업체인 ‘이란 코드로’와 ‘사이파’를 방문해 최고경영진과 회동한 바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그룹을 대표하는 유일한 이란 거점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현지 네트웍과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이란 민관과 협력해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이란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에서 들여오는 원유 비중이 제재 전 15% 수준에서 제재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초 제재가 풀리면서 도입 비중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 컨덴세이트 물량도 크게 늘고 있다. 1분기 이란산 원유와 컨덴세이트 도입을 통해 연간 약 1200억~1800억원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한진그룹은 당초 조양호 회장과 아들인 조원태 한진칼 대표가 이란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한진해운의 채권단 자율협약 결정 여부 등 주요 현안 때문에 불참하기로 이날 최종 결정했다. 대신에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이 참석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중동 지역에서는 인천~두바이 노선을 직항으로 주 7회 운항한다. 인천~리아드(사우디)~제다(사우디) 노선은 주 3회 운항 중이다. 이란의 여객 및 화물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다.

     

    LS그룹 구자열 회장도 이란에 대해 기대가 크다. 앞서 이란을 살펴보고 온 구자열 회장은 출장 이후 “앞으로 이란 땅을 자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계열사 중에서는 현재 LS산전의 전력/자동화기기와 E1의 LPG 등 비교적 적은 규모의 거래 실적만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에는 에너지·인프라 부문 투자 확대로 관련 계열사를 중심으로 많은 사업기회가 존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S전선의 경우 이란이 전력과 통신 인프라가 노후되거나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송배전 사업에서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초고압·해저·통신케이블 등을 중심으로 현지 전력청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LS산전은 기존 전력∙자동화 분야 이외에 배전반과 초고압 제품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송∙배전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양국간 교류가 확대될 경우를 대비해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대기아차도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지역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박광식 부사장이 사절단에 합류했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이란 제재의 여파로 현대기아차의 중동 판매에 있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던 이란 수출도 타격을 받았다. 지난 2010년 4만9734대에 달했던 현대기아차의 대이란 수출은 2011년 3만6321대로 감소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단 한대도 수출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수출이 재개됐고, 올해부터는 정부의 정책 지원 등에 힘입어 수출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에서 현대차의 주력 수출 차종은 2011년 기준 베라크루즈(1757대), 쏘나타(1561대), 투싼(1256대)이었다. 기아차는 포르테(1380대), 스포티지(937대) 순이었다.

     

    기아차는 1993년 현지 국영 자동차 업체인 사이파와 협력 관계를 통해 반조립제품(CKD)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란에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권오준 회장이 이번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현지 상황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이란 PKP와 연산 160만톤 규모의 일관 제철소를 건립하기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약 16억달러(1조9283억원) 규모로, 포스코는 8% 지분을 투자한다. 2017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일관제철소는 파이넥스-CEM 방식이 적용되며, 포스코의 POIST 수출이라는 성과를 남길 수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는 10개 철강사가 있으며, 연간 150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400만~500만톤의 공급 부족을 겪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포스코 진출 시 시장 장악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롯데제과는 지난해 기준 300만달러 수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제과 이외에 호텔이나 식품, 석유화학 등의 진출도 고려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윤석원 부사장이 이란으로 간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이란 중공업 회사인 모크란과 MOA를 체결했다. 차바하 경제자유구역 화학공학단지 안에 28만kW급 열병합발전소와 하루 4만1000톤의 물을 생산하는 담수화설비 프로젝트가 걸려 있다. 윤 부사장은 해당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추가 수주를 위한 동향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김수천 사장이 동행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동지역에 운항하는 노선이 없다. 김 사장은 이란시장 상황 및 향후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차원에서 이란을 방문한다. KT는 AMI(지능형검침인프라)를 보급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 중이며, 황창규 회장이 직접 움직인다.

     

    한화그룹은 이미 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에서 대규모 주택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라크의 인접국인 '이란' 역시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KT&G도 이란에서 국내 담배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란 정부가 물량을 더 늘려달라고 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