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대표와 회사가 밝힌 허니버터칩 연매출 800억원 차이맛동산 연매출도 1년 사이 달라져
  • ▲ 허니버터칩 제2공장 준공식에서 (좌측부터) 일본 가루비 마츠모토 아키라 회장,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 육명희사장, 해태제과 신정훈 대표이사가 테이프 컷팅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해태제과
    ▲ 허니버터칩 제2공장 준공식에서 (좌측부터) 일본 가루비 마츠모토 아키라 회장,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 육명희사장, 해태제과 신정훈 대표이사가 테이프 컷팅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해태제과



    해태제과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말을 바꿨다. 직접 밝힌 허니버터칩 연매출 규모 차이는 2배 가량 나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던 해외 수출도 슬그머니 가능성을 열어뒀다.

    해태제과는 10일 허니버터칩 제2공장 증설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공급물량이 기존의 2배인 일 3만 박스, 월 생산량 150억원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허니버터칩 판매 추이를 감안하면 연간 1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당분간 국내 시장 수요를 우선한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건이 된다면 해외 수출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해태제과 측 공식 입장은 지난달 20일 진행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 당시 신정훈 대표이사가 발표했던 내용과 차이가 상당하다.


  • ▲ 허니버터칩 제2공장 준공식에서 (좌측부터) 일본 가루비 마츠모토 아키라 회장,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 육명희사장, 해태제과 신정훈 대표이사가 테이프 컷팅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해태제과


    당시 신정훈 대표는 "지난해 허니버터칩 매출은 523억원을 기록해 국내 감자칩 스낵 시장 점유율 20.1%를 기록했다"면서 "올해 감자칩 시장이 3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보고 허니버터칩 시장 점유율은 약 33%로 확대된 1000억원 가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대표가 밝힌 올해 허니버터칩 매출과 오늘 해태제과가 공식적으로 밝힌 허니버터칩 연매출은 800억원 차이가 난다. 대표의 말을 믿어야 할지 회사의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린다.

    해태제과 측은 기업공개 간담회 당시 국내 생감자 스낵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00억원, 올해는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늘 공식적으로 밝힌 허니버터칩의 예상 연매출이 1800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해태제과의 생감자 스낵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신 대표가 밝힌 올해 허니버터칩 예상 시장 점유율인 33%와 2배 차이가 난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해태제과는 돌연 해외 수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성장이 멈춘 국내 과자시장에서 허니버터칩이 생감자 스낵 시장 점유율 60%를 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입장을 달리한 것.

    지난달 신 대표는 "해외 시장이 괄목할만한 성장성을 갖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해태제과는 국내 성장에 방향성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태제과 측도 당시에는 "국내에서도 허니버터칩 물량이 계속 모자란 상황인데 해외 수출은 하고 싶어도 못한다"면서 "해외 수출 계획은 전혀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건이 된다면"이라는 애매모호한 단서 아래 해외 수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해태제과의 말 바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2월 해태제과는 자사 장수 제품인 '맛동산' 연매출이 5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2015년이 되자 '맛동산'의 2014년 연매출이 7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달 만에 170억원어치가 팔렸을리 만무하다.

    해태제과는 매년 재무제표에 허니버터칩과 허니통통, 고향만두, 부라보콘, 홈런볼, 오예스, 누가바 등 주요 제품의 매출 현황을 공개하지만 '맛동산'은 빠져 있어 진짜 매출이 얼마인지는 며느리도 모를 일이다.

    제과 업계 관계자는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을 처음 내놓은 2014년 말부터 비슷한 제품인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와 꾸준히 비교 당하면서 매출에 상당히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서로 자신들의 감자칩이 시장점유율 1위라고 우기면서 매출 부풀리기가 시작됐고 이게 계속 되다보니 정확한 매출액이 얼마인지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자꾸 오락가락하는 해태제과 제품 매출의 진실, 오늘 증권 시장에 15년만에 재입성한 해태제과가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가장 먼저 밝혀야 할 과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