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연이틀 폭락에 5일부터 반대매매 본격화 우려금융당국 방관에 빚투 역대급, 증권사는 신용공여 중단반대매매 물량에 폭락이 폭락 부르는 악순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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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전쟁 확전으로 연이틀 폭락장이 연출되면서 역대급 ‘빛투(빚내서 투자)’를 방관해 온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대처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시 폭락으로 5일부터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가 쏟아져 폭락이 폭락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이란발 악재에 코스피 5100선 붕괴… ‘빚투’ 경고등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8.37포인트(12.06%) 폭락한 5093.54에 장을 마감했다. 3~4일 이틀간 낙폭이 무려 1150포인트에 달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에 시장은 공포에 휩싸였고,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는 주식매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문제는 그간 쌓여온 역대급 신용거래 잔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 669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9일 처음으로 30조 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것이다.

    ◇ “내일부터 반대매매 속출 ” … 폭락의 악순환 우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가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업계에서는 당장 내일부터 ‘강제 청산’의 공포가 시장을 덮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거래는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반대매매)한다.

    특히 최근 코스피 상승 랠리 속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레버리지 자금이 대거 몰렸던 터라, 이들 종목의 조정이 깊어질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 쏟아진 매물이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74%, 9.58% 급락했다. 연이틀 폭락을 감안하면 빚투를 한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는 배경이다. 

    ◇ 증권사들 신용거래 ‘긴급 중단’ … 당국은 ‘뒷짐’

    문제는 일부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신용공여 거래를 중단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은 빚내서 물타는 것 조차 더이상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4일 오전 8시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와 신용거래대주 신규 매도를 일시 중단했다.

    NH투자증권은 오는 5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 가능한데, 빚투 증가로 이미 공여 한도가 다 찼기 때문이다. 다른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도 거의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역대급 ‘빚투’ 행보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하다가 결국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의 황태자로 불리는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레버리지의 일종"이라며 빚투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부적절했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금융당국은 빚투가 역대급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언론들의 잇따른 보도에도 빚투를 억누르는 행정조치는 커녕 구두개이비조차 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투자로 신용거래가 급증한 상황에서 시장이 급락하자 반대매매와 강제 청산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다”며 “당분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자들의 극심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